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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영화계에 절실해진 충무공의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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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영화계에 절실해진 충무공의 전술

생활경제부 손민지기자
생활경제부 손민지기자
지난 28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475번째 탄생일이었다. 이순신은 임진왜란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명장이다.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는 말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으며 13척의 배로 133척 규모의 왜선을 무찔렀다.

이 반전은 이순신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주어진 환경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울돌목의 물흐름을 활용해 적을 유인하고 원거리에서 화포를 쏘는 등 효율적인 전략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로부터 420여 년이 흐른 지금, 영화업계에도 ‘코로나19’라는 전쟁 같은 상황이 찾아왔다. 봄이 왔지만 극장가는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극장가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 떨어졌다. 이달 중순 기준으로 하루 관객 수는 2만 명대를 기록 중이다.

개봉일이 미뤄지면서 한국 영화 신작도 지난 1월 14편에서 2월에는 10편, 3월에는 7편으로 줄었다.

‘보고타’ '교섭' 등 해외 촬영 중이던 제작사는 시간과 비용 손해를 감수하고 귀국했으며, '사냥의 시간' 등 일부 작품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이에 정부는 170억 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멀티플렉스들도 재개봉 특별전과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안들은 당장의 어려움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극장 운영 전략과 신작 마케팅, 콘텐츠 공급에 대한 논의는 소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화업계가 진정한 봄을 맞기 위해서는 충무공의 준비성을 배워야 한다. 오는 5월~6월 개봉 예정작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제작사·투자배급사들도 단계적인 전술을 수립해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이순신 같은 영웅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이순신이 될 수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