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강남불패’…강남3구 집값 8년 만에 ‘최대폭 하락’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갖은 규제에도 꼿꼿했던 서울 강남 집값이 무너지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 공시가격 인상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2012년 11월 이후 8년여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17% 하락해 2019년 5월(-0.04%) 이후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0.63%의 변동률로 2012년 11월(-0.63%) 이후 8년여 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집값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은 3개월 연속(▲2월 -0.02% ▲3월 -0.17% ▲4월 -0.63%) 떨어져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출규제를 골자로 한 12.16 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가 동시에 겹치면서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강남권에 위치한 주요 아파트단지의 시세 변화를 살펴보면 12.16 대책 이후 올해 4월까지 1억 원가량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강남권 재건축을 대표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2.16대책 발표 이후 1억3000만~ 1억4000만 원 가량 떨어지며 변동률 기준으로 6~7% 하락했다.

같은 시기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와 압구정동 신현대도 1억1500만~ 2억7000만 원 떨어졌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반포 등이 7500만~ 1억5000만 원 하락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 잠실엘스,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등이 6500만 원~ 1억75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서울 비강남권이나 경기도 일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용산구가 4월에 0.12% 떨어졌고, 영등포구는 4월 마지막주에 주간 기준으로 약세 전환됐다. 경기도에서는 지역 내 집값을 선도하던 과천(-0.05%)이 떨어졌고, 위례신도시(-0.02%)도 4월 들어 하락했다. 상승을 주도하던 지역들이 4월을 기점으로 속속 하락하는 분위기이다.

이같은 집값 하락세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며 대출과 세금, 청약, 자금 출처 조사 등과 같은 투기수요 규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보유세 과세기준(6월 1일)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도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 주택시장은 상당한 침체기를 겪었다”면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도 전반적으로 우하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