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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가시권' 아시아나 매각, ‘에어서울·에어부산’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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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가시권' 아시아나 매각, ‘에어서울·에어부산’은 어디로?

통매각 조건 ‘에어서울·에어부산’,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 심화
2분기 손실 확대 ‘불 보듯’…아시아나 정상화도 힘든데 ‘첩첩산중’
‘매각도 어려워’…고민스러운 채권단, 당분간 ‘구조조정’ 집중할 듯

[자료사진=에어서울]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사진=에어서울]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당초 ‘통매각’ 조건이었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향배에도 이목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3개월 재실사’ 요구를 일언지하 거절하면서 ‘노딜’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은은 HDC현산에 오는 12일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라고 제시한 상태다.
‘노딜’로 귀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산은 등의 관리체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단기간의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능해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때문에 ‘국유화 이후 재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미 산은도 매각 무산에 따른 대책과 ‘플랜B’를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6개 자회사를 분리해 먼저 매각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매각 추진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산은 등 채권단 관리하에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거취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당장 코로나19 사태와 이스타항공 ‘노딜’로 이들 기업의 재매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서울은 비상장사로 지난 1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보이콧 재팬’ 영향에 이어 코로나19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김포∼제주 등 일부 노선을 제외한 운항 중단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지난 3월 에어서울은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고, 전 직원 대상으로 1개월 이상 무급 휴직을 진행할 정도로 재무 상황은 악화일로다. 에어서울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100억 원을 빌린 상태다.

이스타항공 매각 실패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채권단 관리하에 당장의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중복 노선 정리를 비롯한 구조조정 등 체질 개선으로 정상화에 나설 공산이 크다.
에어부산도 비슷한 처지다. 에어부산의 지난 1분기 매출은 931억 원, 영업손실 385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618억 원으로, 2분기에는 운항 중단으로 적자 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에 2064% 이른다.

HDC현산의 인수 협상 과정에서도 에어부산 처리 문제는 관심 대상이었다. HDC현산은 지주사 체제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손자회사, 에어부산이 증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 증손회사를 보유하려면 주식 100%를 가져야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지분 44.17%에 불과했다.

HDC현산이 증손회사로 편집시키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을 또다시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에어부산은 상장회사여서 지분 100%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로인해 인수 후 재매각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채권단 관리체제로 전환되면 에어부산의 공정거래법 제한은 해소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유동성 위기에 휩싸여 있는 만큼 채권단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은 불가피하다. 구조조정을 통한 매각 가치 높이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으나, 아시아나항공 정상화까지 떠안아야 하는 채권단으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일각에선 에어부산의 ‘향토기업화’ 목소라도 나온다. 에어부산을 부산시와 상공계가 공동인수 하는 등 ‘향토기업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최근 “에어부산은 부산시민들에게 항공편의 제공과 부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7년 8월 시와 14개 지역 기업이 뜻을 모아 설립한 명실공히 부산의 대표 항공사”라며 “에어부산의 매각에 즈음해 이제 진정한 부산의 향토기업으로서 항구적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도 부산시와 부산지역 향토기업들이 에어부산 부산기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 인수 완료시와 마찬가지로 산은 등 채권단도 코로나19 여파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모든 항공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당분간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울타리 내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