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터키 리라화 시세 혼조세 거듭

공유
0

[글로벌-Biz 24] 터키 리라화 시세 혼조세 거듭

외국인은 사들이고 국내 투자자 매도

터키 리라화 시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와 내국인들의 매도로 혼조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터키 리라화 시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와 내국인들의 매도로 혼조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터키 리라화 시세가 혼조세를 거듭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대폭 인상과 정부의 경제개혁 약속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하고 있는 반면 신중함을 잃지 않고 금과 달러를 사모으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 들어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터키 리라화는 최근 1개월 동안 변동 폭이 커졌다. 리라의 최저가 행진을 피할 수 있을지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친 시장적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은 11월 초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을 경질하는 충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후 리라는 12%가량 올랐다. 은행 관계자의 추산에 따르면 그 다음 주 외국인이 사들인 리라화 자산은 50억 달러 상당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리라가 5% 하락했다. 국내의 투자자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싸진 외화를 25억 달러 상당 구입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터키의 대기업이 증가하는 대외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외화 조달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

터키의 외화 및 금 보유액은 과거 최고치인 228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 안전자산으로 금을 선호하는 것이 큰 이유다. 올해 터키의 금 수입은 220억 달러 상당에 이른다.

이스탄불 금 판매점협회 관계자는 사람들이 자동차나 집을 팔고 금을 사거나 단순히 보유 자금을 금으로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제개혁 전략이 나오면서 시장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생겼지만 실제 행동이 뒤따를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에르도안은 2018년 초 이후 두 차례의 경기 악화와 50%가 넘는 리라화 하락에 대해 해외의 세력과 고금리 때문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러나 리라화가 여러 차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자 이달 들어 태도를 바꿨다.

터키 당국은 해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와중에 지난해 도입된 외화와 리라화의 스와프 제한 등 외국투자에 대한 규제의 완화에 착수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수백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규제완화에 의한 변화는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신흥시장국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키랜 커티스는 "터키의 정책 변화가 확실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버딘은 이달 들어 오랫동안 투자를 기피해 왔던 리라화 자산을 매입했다.

커티스는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경우 해외 투자자는 매수 의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관광수입이 약 200억 달러 줄어든 터키의 경상적자 확대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신용평가회사들은 터키는 금의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 불균형이 확대되고 대외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한다. 중앙은행은 연말까지 금 수입이 240억 달러에 달해 예년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의 한 은행 자산관리 담당자는 지난 6일 이후 고객에게 리라화 매입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들 국내 자산가들의 실제 금과 외화 매입이 불과 2주일 만에 40억 달러 가량 됐다고 밝혔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