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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베트남 진출 5년 만에 사업모델 전환 검토…몽골·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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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베트남 진출 5년 만에 사업모델 전환 검토…몽골·미국은?

베트남 1호점 고밥점 매각 협상 진행 중…현지 파트너와 새로운 사업 개척
몽골에서 3개의 프랜차이즈 매장 운영, 미국에선 코로나19 계기로 매출 급증

이마트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점포 '고밥점'을 매각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 철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점포 '고밥점'을 매각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 철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하나뿐인 베트남 점포 매각을 추진하며 해외 사업에 변화를 도모한다.

이마트 베트남은 이마트의 지분 100% 자회사이며 현재 고밥점 1개를 운영 중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베트남 법인 지분과 점포 관련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을 타진 중이다.

고밥점의 자산 장부가액은 약 1400억 원이지만 인허가 장벽이 높다는 점 등에서 실제 매각가격은 이를 약간 웃도는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 고밥점 매각, 배경은?


이마트의 베트남 점포 매각 결정 소식에 업계에서는 베트남 사업 철수가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그러나 이마트 관계자는 “사업을 접는 건 아니다. 현지 파트너를 물색해서 새로운 사업모델로 전환할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전환설’에 대해서도 이마트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전환은 여러 가지 사업 방안 중 하나일 뿐이다. 매각 협상 진행단계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 고밥점은 현지 대형마트 중 매출 1,2위를 다툴 정도로 수익성이 좋은 점포다. 이마트는 연내 베트남 2호점 출점을 앞두고 있었던 데다, 내년까지 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에 이번 결정은 의외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고밥점을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는 현지 사업 전개의 어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2015년 1호점인 고밥점 문을 연 후 2호점 오픈을 검토했으나 당국 규제와 인허가 절차의 난관 등에 가로막히면서 점포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마트 베트남 법인의 2019년 말 자산총액은 1392억 원으로, 당시 매출과 순이익은 각 629억 원, 12억 원을 기록했다.

사업 집중 위한 ‘빅 피처’?


이마트는 베트남 외에도 미국과 몽골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으나 실적 부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까지 겹치면서 2017년 모든 매장을 철수했다. 이마트는 중국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2018년 현지 기업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6년 진출한 몽골에서는 현재 3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지 유통기업인 알타이그룹의 스카이트레이딩에 브랜드와 점포운영 컨설팅 등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올해 3분기까지 이마트 해외사업 부문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늘어난 1조28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년간 해외사업 누적 매출(7785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이다.

올해 들어 이마트가 해외 시장에서 외형 성장을 이룬 것은 미국 굿푸드홀딩스의 선전 덕분이다.

이마트는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지난해 12월 뉴시즌스 마켓도 인수하며 슈퍼마켓 가맹점 사업으로 영토를 넓혔다. 인수금액은 약 2억 달러(한화 약 30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이번 베트남 고밥점 매각 결정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굿푸드홀딩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1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미국 내 식료품 매출과 온라인 구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매출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