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이라는 양강 구도로 굳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은 지난해 20조 9249억 원, 쿠팡은 거래액 17조 771억 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무기로 올해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다. 특히 로켓와우 회원을 기반으로 거래액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로켓와우 회원 규모는 50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쿠팡이츠도 배달 업계 3위까지 올라섰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의 쿠팡이츠 월별 사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매달 10만 명 이상씩 증가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이며 회원 혜택을 강화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가 뚜렷한 장점을 보유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업체들이 '합종연횡'을 하기 시작하면서 변수가 나타났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돋보이는 곳은 11번가다.
최근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사업 협력을 맺었다. 지분 참여 약정 방식으로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 인수 권리를 부여받는다. 우정사업본부와도 손을 잡고 배송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또 다른 변수는 GS리테일이다. 국내 편의점 1위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이 성사하면 연간 취급액 15조 원에 이른다. 이후 GS리테일은 KT와 디지털 물류 사업을 위한 협력도 맺었다. 편의점과 홈쇼핑에서 선두 업체를 보유한 GS리테일이 온라인 커머스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막론하고 온라인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뚜렷한 차별화 전략 없이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