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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잃어버린 10년' 재연 가능성...IMF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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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잃어버린 10년' 재연 가능성...IMF 지원 절실

"IMF, 가난한 나라의 부채 위기 막기 위해 화력 사용해야"

코로나19로 인해 부채가 급속히 증가한 신흥시장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재현될 수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IMF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로 인해 부채가 급속히 증가한 신흥시장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재현될 수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IMF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
1980년대 중남미 부채 위기와 2010년대 유로존 부채 위기로 촉발된 이 지역의 ‘잃어버린 10년’이 코로나19로 인해 부채가 급속히 증가한 신흥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흥시장이 ‘잃어버린 10년’을 피하기 위해서는 IMF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막대한 재정부양과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코로나 예방접종 확대는 미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시켜 달러화의 강세를 촉발할 전망이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준(FRB)은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보다 더 빠른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 그에 따른 정책 차이는 달러의 절상을 초래할 것이다.
국채 수익률의 상승은 부채가 많은 국가들에게도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1.6%를 넘어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이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끌어 올렸다. 터키와 러시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이미 인플레이션 상승 가속화로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일일 자본추적기(중국채무 제외)는 3월초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준비를 하면서 2013년 '긴축 발작(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때 금융시장이 겪는 충격)' 때 보였던 수준에 근접한 자본유출을 보여주고 있다. 신흥시장 통화는 지난 2주 동안 거의 모두 절하됐다. 부채 수준 상승, 저조한 성장률, 그리고 차입비용이 저점에서 떨어지면서 지난 10년 동안 신흥시장 부채를 지속가능하게 했던 조건이 바뀔 수 있다.

위기가 오기 전에 IMF는 화력을 증강해야 한다. G20 재무장관들은 최근 특별인출권(SDR)의 새로운 할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배분액은 5000억 달러 정도로, 글로벌 금융 위기 동안의 2500억 달러와 330억 달러의 할당량보다 작다. 그것은 도움은 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SDR은 기존 IMF 쿼터를 기준으로 배분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몫은 외환보유액이 많은 선진국 시장과 대규모 신흥국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외환보유고 비율로 SDR을 배분하면 가장 가난하고 부채가 많은 나라들 중 일부에게 가장 큰 상승을 안겨줄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IMF 이사는 IMF가 부유한 국가가 가난한 국가에게 SDR을 빌려줄 수 있는 재할당 시스템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에 따르면 G20 국가들이 SDR의 10%만 적립해도 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추가 자금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SDR을 재할당하는 것은 전통적인 IMF 프로그램 조건에 대한 요구가 수반될 수 있다. 그 대신, 재할당된 SDR은 더 저렴한 IMF 대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저소득 국가의 적은 할당량과 높은 예산 적자를 감안할 때 일부는 파산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재할당된 SDR은 코로나 대유행 지출과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대한 보조금으로 제공될 수 있지만, 이는 채권국들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

화력을 증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출 프로그램도 조정되어야 한다. IMF는 강력한 구제금융을 보유하고 있다. 대출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 많은 신흥국 국가들이 취약해질 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은 절실하다.
신흥시장은 2013년과 달리 2020년 9월까지 4분기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최근에도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흥국에 백신을 신속하게 보급하고 예상보다 빠른 세계 성장이 새로운 부채 위기를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우려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다자주의를 계속 수용하고 세계에 미국의 리더십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미국은 자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IMF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또한 신흥국에 대한 도움을 보장할 것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