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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 90% "구인난이 경제 회복 최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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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 90% "구인난이 경제 회복 최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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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일자리 대비 채용 비율 추이. 사진=미상공회의소
“고용인력 부족 사태가 현실로 닥쳤고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

300만여개 미국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경제단체 ‘미국 상공회의소’의 수잔 클라크 회장이 현재의 미국 상황에 대해 던진 말이다. 한마디로 근로자 부족 문제가 미국 경제 회복의 가장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는 클라크 회장의 개인 의견이 아니다. 8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상공회의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대 다수인 90%의 회원사들이 미국 산업계가 겪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의 주범으로 노동시장의 경색을 지목했기 때문.

포브스는 “항만의 병목 현상을 비롯한 수출입 관련 물류 대란이 산업 공급망의 회복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 현장의 목소리는 거의 한결같이 정상화되지 않은 노동시장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폭락한 수준의 ‘빈 일자리 대비 채용’ 비율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강조하는 대목은 경기는 회복되고 있어 필요한 근로자는 크게 늘었는데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

필요한 인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서 △들어오는 주문을 하는 수 없이 거절하거나 △이미 발주된 물건을 만들지 못해 제때 납품을 못하고 있거나 △업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공장 조업을 단축하거나 △최악의 경우 일감을 처리할 인력이 없어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다는게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인력 조달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경제 회복 추세 속에서 미국 산업이 오히려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직원 공고 건수가 아니라 채용 건수다. 지난 3월 채워야 하는 일자리가 810만개로 새 기록을 세웠다는 미국 노동부 발표가 있었지만 문제는 얼마나 채워졌느냐는 것.

보고서는 “미국의 ‘빈 일자리 대비 채용’ 비율은 지난 20년간 평균 2.8이었는데 현재는 1.4로 폭락한 상황이고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빈 일자리 대비 채용 비율은 취업할 의사가 있는 사람의 규모와 고용주가 뽑는 일자리의 규모를 비교한 것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일자리보다 일할 의향이 있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빈 일자리 대비 채용 비율을 기준으로 분야별로 분석할 경우에는 교육 및 의료서비스 관련 분야(0.88), 사업서비스 분야(0.96), 공교육기관을 비롯한 공공관련 분야(0.16) 등에서 공고를 내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90.5% “구인난이 가장 큰 문제”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 상공회의소 회원사 가운데 90.5%의 압도적 다수는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구인난을 지목했다.

그 다음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문제(44.9%),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37.5%), 세금 인상 등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 변경 가능성(37.2%), 규제 문제(31.8%) 등이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인력부족 사태를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3%가 ‘그렇다’고 답했고 24%는 ‘매우 그렇다’고 밝혔다. ‘다소 그렇다’고 밝힌 응답까지 합치면 89%의 응답자가 구인난을 호소했고 구인난을 전혀 겪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없었다.

구인난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7.3%가 ‘극심하다’고 답했고 ‘심한 편이다’는 응답은 22.6%, ‘보통이다’는 응답은 5.7%로 각각 조사됐다.

현재 구인난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 사진=미상공회의소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구인난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 사진=미상공회의소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