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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양식품, 한국 라면 수출의 50% 책임… 연말 실적 모멘텀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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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양식품, 한국 라면 수출의 50% 책임… 연말 실적 모멘텀 충분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투톱·해외 공략으로 '새로운 60년' 준비
현 실적 부진하지만 인기제품 바탕으로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
김정수 총괄 사장 "저력 유감없이 발휘하는 새로운 60년 시작하자"
8월 '삼양아메리카' 이어 오는 12월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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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지난 9월 15일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61년 설립된 삼양식품은 ‘정직과 신용’이라는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한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발전해 왔다.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해 라면을 제2의 주식으로 키우며 새로운 식문화를 창출했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불닭볶음면’으로 K-푸드 열풍을 선도하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현재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2017년 1억 달러, 2018년 2억 달러에 이어 올해는 3억 달러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8월 사사(社史)와 홍보영상을 제작했으며, 오는 26일까지 자사 온라인몰 '삼양맛샵'에서 매칭그랜트 행사를 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물품을 기부한다.

삼양식품은 원주, 문막, 익산 등의 공장에서 면류, 스낵류, 유제품, 조미소재류 등을 제조해 판매한다.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의 경우 창립 60주년을 맞아 최근 친환경 포장재를 입고 새롭게 태어났다. 기존의 삼양라면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주황과 파랑(오리지널), 빨강과 검정(매운 맛)의 강렬한 색상 대비로 주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제품명은 한자 '三養'이 아닌 한글 '삼양'으로 표기됐다.

전체 생산의 73%를 차지하는 원주공장은 면 공장, 스낵공장, 조미소재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문막공장은 우유와 발효유와 같은 유제품을 생산, 익산공장은 용기제품을 제외한 면류를 생산 중이고 밀양공장은 아직 준공 중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정정 공시를 내고 밀양 신공장의 생산 라인 1개 추가 도입과 각종 유틸리티 추가로 투자금액을 늘렸다고 알렸다.

삼양식품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0월 중순 '삼양라면' 2종의 포장(패키지)을 새로 내놨다.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삼양식품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0월 중순 '삼양라면' 2종의 포장(패키지)을 새로 내놨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자회사로는 삼양로지스틱스(지분 72.31%), 삼양푸드웰(79.87%), 삼양제분(100%), 삼양목장(48.49%), 삼양티에치에스(100%),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50.0%), 삼양 JAPAN(90.0%) 등이 있다.

삼양푸드웰은 자회사로 호면당(지분 100%), 삼양목장은 자회사로 삼양제주우유(100%)를 두고 있다. 삼양프루웰은 지난해 매출 215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삼양식품과의 거래가 205억 원으로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삼양프루웰의 생산실적은 2020년 6580만 매로 2019년 생산량 5345만 매와 비교해 23%가량 늘었다. 삼양식품이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수출량을 늘리자 포장박스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 않은 삼양식품은 수출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소화한다. 수출국에 맞춰 박스 인쇄 시안이나 크기 등을 변경하게 되면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가 되고 발주비용이 높아지는데 삼양식품은 삼양프루웰 덕에 부담을 덜고 있다.

전년 기저 부담과 원가 상승 부담으로 단기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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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제공하는 국내 상장기업 ESG 등급에서 삼양식품은 전 부문 B등급으로 총점 B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실적은 2016년을 기점으로 신제품 출시와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고성장 그래프를 그려왔다. 지난 2015~2020년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7.4%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5년 71억 원에서 2020년 953억 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87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305억 원 대비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2억 원에서 286억 원으로 반 토막 났다. 증권가에서는 전년 기저 부담과 원가 상승 부담으로 하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2021년 2분기 기준 부채비율 68%, 유동비율 134%로 양호한 편이다. 차입금 비율은 26.3%로 낮진 않지만,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의 74배에 이르기 때문에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2021년 2분기 실적 등을 반영한 삼양식품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4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7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7%다. 9월 기준 시가총액은 6305억 원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3분기 연결실적이 매출 1550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2%, 20%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장기 전망은 좋다”면서 “국내·외 라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연말로 갈수록 부진이 완화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마케팅 흥행 잭팟 터뜨리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 '청신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중국 라면 판매 순위 상위권에 선정되는 등 활약으로 해외 매출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중국 라면 판매 순위 상위권에 선정되는 등 활약으로 해외 매출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마케팅 흥행 잭팟을 터뜨리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불닭볶음면은 2016년 유튜브 등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지난 8년 동안 20억 개, 매출 규모로는 약 1조 2000억 원어치가 팔렸다. 불닭볶음면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15년 300억 원에서 2019년 2727억 원으로 9배 늘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볶음면 인기로 수출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해외 부문의 연평균 성장률은 41%였다. 이 기간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7%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특히 중국에서 불닭볶음면은 1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라면 판매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부턴 3년 연속으로 ‘중국 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삼양식품은 판매 채널 법인화로 해외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196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80년대 미국, 중국, 러시아, 중남미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지분 100%)를 설립하고 9월 30일부터 사업을 개시했다. 이는 2019년 1월 일본 법인인 삼양재팬(90%) 이후 약 2년 만에 탄생한 해외 법인이다.

오는 12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100%)를 세운다.

기존에는 2019년 1월 중국 유베이사와 2년 총판 계약을 맺고 각 지역 도매상들을 통해 수출하는 구조였다. 해외법인 설립은 영업망을 강화해 매출을 높일 수 있다. 현지 수입사를 거치지 않아 유통과정을 단순화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 법인 설립으로 더 직접적인 영업·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다”라면서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최근 한국 라면의 인기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 극 중 주인공이 게임에 참여하기 전 먹은 삼양라면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을 실시할 예정이며 특정 지역과 브랜드에 집중되어있는 매출 구조를 개선하며 해외사업부문의 내실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도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채식 인구가 많은 현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비건 라면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통 거점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창립 60주년 김정수 총괄사장 “저력을 발휘할 준비 하자”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지난 9월 열린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새로운 60년'에 대한 당부를 했다.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은 지난 9월 열린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새로운 60년'에 대한 당부를 했다. 사진=삼양식품


올해 초 등기임원으로 복귀한 김정수 총괄사장은 세계적인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전인장 전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씨(당시 26세)가 삼양식품 미등기임원 이사로 등재되면서 3세 경영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1994년생인 전 이사는 2019년 9월 만 25세 나이로 입사해 해외사업본부 부장직을 맡았고 이후 이사로 승진하면서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은 지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영업력 제고를 위해 지방 주요 영업점과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여기에 현재 건설 중인 밀양공장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살폈다. 약 2000억 원이 투입되는 밀양공장은 지난해 10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6만 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세워질 예정으로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이 구축된다.

삼양식품은 최근 공급망 효율화를 위해 물류부문을 SCM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노후화된 물류센터를 정비했다. 이와 함께 주요 거점 물류센터를 이전, 리모델링해 제품 보관 용량을 향상하고 창고관리시스템 도입 기반을 구축했다.

김 사장은 지난 9월 중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 비대면 기념식에서 “지난 60년은 사람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에서 시작된 도전의 역사였다”라면서 “앞으로 삼양식품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새로운 60년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