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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온라인쇼핑 선점하라, 유통가 ‘물류망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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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온라인쇼핑 선점하라, 유통가 ‘물류망 늘리기'

11번가·SSG닷컴·마켓컬리·쿠팡 등 코로나 비대면쇼핑 급증에 배송 전진기지 확장
유업계 hy도 냉장배송 전담조직 신설, 상도가구 물류장비 자회사 신설 적극 대응

SSG닷컴이 이마트 대형 PP(집품·포장)센터의 면적과 개수를 늘려 '쓱배송' 물량을 최대한 신속하게 많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마트 PP센터의 주문제품 분류 작업 모습. 사진=SSG닷컴이미지 확대보기
SSG닷컴이 이마트 대형 PP(집품·포장)센터의 면적과 개수를 늘려 '쓱배송' 물량을 최대한 신속하게 많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마트 PP센터의 주문제품 분류 작업 모습. 사진=SSG닷컴
최근 온라인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 다양한 물품을 빠르게 배송받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가 커지면서 물류 경쟁력 강화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포털’로 변신한 11번가는 ‘한국판 아마존 북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경기도 파주의 물류센터를 확보해 도서 직매입에 나서 이르면 연내 아마존 북스 책을 주문한 다음날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1번가, 아마존북스 택배 앞두고 파주물류센터 확보…SSG닷컴 '쓱배송' 대형 PP센터 5곳→70개 대폭 증설


11번가 파주 물류센터는 그동안 ‘야놀자가 버린 곳’으로 불렸다. 지난 2005년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가 온라인서점 강화를 위해 구축했지만, 숙박·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물류센터를 뺀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주인 없는 공간이 돼 버렸다.

이 물류센터를 거둬들인 11번가는 내부 시설을 일부 변경해 아마존 북스의 도서유통 캠프로 활용할 예정이다.

SSG닷컴도 자체 당일배송인 ‘쓱배송’ 서비스 이용 증가에 맞춰 최근 이마트 이천점 PP(집품·포장)센터 규모를 이전보다 16배나 키웠다. SSG닷컴은 다른 대형 PP센터의 공간을 늘려 쓱배송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현재 운영하는 대형 PP센터는 모두 5곳이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30개, 오는 2025년까지 70개 이상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이마트 평택점‧만촌점 PP센터도 리뉴얼을 마치고 대형 PP센터 대열에 합류한다.

안철민 SSG닷컴 SCM본부장은 “김포와 용인에 있는 온라인 스토어 ‘네오’가 쓱닷컴 물류의 ‘심장’과도 같다면, PP센터는 전국 17개 시·도 곳곳에 생필품을 쉴 새 없이 나르는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농협경제지주와 손잡은 마켓컬리는 첫 프로젝트로 물류 공동협력을 추진한다. 마켓컬리 신선식품 물류·배송 역량에 농협의 전국 단위 오프라인 인프라를 결합해 현재 수도권·충청권·대구 지역에서 시행 중인 샛별배송의 권역을 남부권까지 늘릴 계획이다.

쿠팡 역시 올해 초 미국 상장 이후 물류센터 확대에 공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류센터를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으로 늘려 구축한데 이어 앞으로도 전국 12개 지역에 2조 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신·증설한다는 방침이다.

◇ hy도 논산 물류인프라 구축에 1170억 투자…상도가구 아예 물류장비 자회사 차려

상도가구는 최근 물류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류장비 전문기업 '몬스터로지스'를 세웠다. 사진은 몬스터로지스의 물류장비와 내부 작업장 모습. 사진=상도가구이미지 확대보기
상도가구는 최근 물류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류장비 전문기업 '몬스터로지스'를 세웠다. 사진은 몬스터로지스의 물류장비와 내부 작업장 모습. 사진=상도가구


물류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온라인 유통업계뿐만은 아니다.

hy는 유통전문기업 전환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본격화하며 전사적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물류센터 증축, 전담조직 신설에 힘쓰고 있다. 기존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기능을 더해 새 비즈니스 모델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게 목표이다.

현재 풀필먼트 시스템의 중요 요소인 VOC(Voice of customer) 관련 응대 프로세스를 독자로 준비하고, 제휴배송(현 프레딧 배송서비스)의 사업 모델과 시스템 구축, 품목 형태별 물류절차 설계를 서두르고 있다.

hy는 차별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위해 디지털 전환뿐만 아니라 기존 물류시설도 새로 개편하고 있다. 충남 논산시 일대에 오는 2024년 5월까지 총 1170억 원을 투자해 신규 물류·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상도가구는 물류창고 관리와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지난달 중순 물류장비 전문기업 '몬스터로지스'를 설립했다.

몬스터로지스는 물류센터에 사용되는 최신장비들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상도가구의 20년 자체 물류창고 운영과 배송 경험을 경쟁력을 내세운다. 현재 제1 물류센터와 제2 물류센터를 김포에 개설하고 사업에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상도가구는 몬스터로지스에서 취급하는 ‘컨테이너 도크’ ‘롤테이너’ ‘스태킹 랙’ 등 최신 물류장비를 활용해 고객이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힘쏟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GS수퍼마켓(GS더프레시)은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우리동네마트)로 근거리 배송의 물류 전진기지를 구축했다. 우동마트는 지난 9월 일평균 매출을 앞선 6월 대비 59% 늘린데 이어 지난달 일평균 매출도 직전 9월보다 132%나 크게 신장시켰다.

GS수퍼마켓이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우리동네마트)' 기반의 근거리 배송 물류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우동마트' 앱 이용 장면. 사진=GS수퍼마켓이미지 확대보기
GS수퍼마켓이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우리동네마트)' 기반의 근거리 배송 물류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우동마트' 앱 이용 장면. 사진=GS수퍼마켓

유통업계가 물류 연결망 구축에 앞다퉈 경쟁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소비 행태의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의 폭발성장과 그에 따른 배송서비스의 양적·질적 확대 등으로 쇼핑채널 중심축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증가하는 수요를 맞출 공간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허진영 상도가구 대표는 “언택트 시대에 온라인 사업이 빠른 성장을 이루며 물류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면서 몬스터로지스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해 공급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 관계자는 “유제품 중심의 비즈니스가 안정된 사업이지만 성장 폭이 완만해 고민이 있었다. 과거부터 이어온 방문판매도 온라인 중심의 외부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만큼 hy도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