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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장 잡아라"...위메이드·컴투스 블록체인 게임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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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장 잡아라"...위메이드·컴투스 블록체인 게임 '패권 경쟁'

'미르4' 앞세워 P2E 게임 시장 선점한 위메이드
컴투스, 글로벌 파트너십 체계 구축하며 맹추격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왼쪽)과 게임빌을 창립한 송병준 컴투스 이사회 의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왼쪽)과 게임빌을 창립한 송병준 컴투스 이사회 의장. 사진=각 사
블록체인 게임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와 컴투스가 정면대결을 하고있다.

위메이드는 자사 MMORPG '미르4'에 게임 내 재화 흑철을 암호 화폐 '드레이코(DRACO)'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 지난 8월 글로벌 출시했다. '미르4'는 출시 두 달만에 동시 접속자 100만 명을 돌파, 국산 P2E(Pay to Earn) 게임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드레이코는 위메이드 간판 암호 화폐 '위믹스(WEMIX)'와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코인이다. 위메이드는 향후 드레이코를 기반으로 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 거래소 등을 구축하는 데 더해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다시 말해 드레이코처럼 위믹스와 교환할 수 있는 코인을 보유한 게임들로 구성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위메이드가 '미르4'를 앞세워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시장 주도권을 쥔 가운데 게임빌·컴투스가 맹추격에 나섰다. 두 회사는 지난 8월 스카이피플이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연달아 게임빌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약 850억 원을 들여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 지분 38.43%를 확보했다.

게임빌은 30일 사명을 '컴투스 홀딩스'로 변경, 컴투스 브랜드 아래 그룹 전체 역량을 결집하려 한다. 핵심 비전은 '종합 콘텐츠 밸류체인과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며, 비전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독자적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지목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의 드레이코처럼 위믹스와 교환 가능한 유틸리티 코인을 중심으로 한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 사진=위메이드 '미르4'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위메이드는 '미르4'의 드레이코처럼 위믹스와 교환 가능한 유틸리티 코인을 중심으로 한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 사진=위메이드 '미르4' 홈페이지

◇ 약점 보완 위해 관련 업체에 '집중 투자'


위메이드는 2018년 초 '위메이드트리'를 설립하고 위믹스 토큰을 발행하며 오랜 기간 블록체인 노하우를 쌓아왔다. 올 7월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2대 주주로 자리잡았고, 연달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비덴트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역량 확보를 위해 세계로 눈길을 돌렸다. 블록체인 게임 퍼블리시 플랫폼을 보유한 홍콩 애니모카 브랜즈에 지난달 투자한 것을 필두로 미국의 NFT 전문사 캔디 디지털, 블록체인 플랫폼 사 미씨컬 게임즈에 대한 투자에 연달아 참여해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미르4'와 같은 대표 P2E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서머너즈 워' IP를 기반으로 한 MMORPG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에 암호 화폐,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게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력 면에선 후발주자에 가까운 컴투스지만, 다양한 게임 IP를 보유했다는 강점도 있다. 앞서 언급한 서머너즈 워 외에도 '컴투스 프로야구', 'MLB(메이저리그)' 등 스포츠 게임과 '미니게임천국'와 같은 캐주얼 게임, '사커 스피리츠' 등 서브컬처 게임 등 자체 IP만으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수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진행하며 "내년까지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이상의 게임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후 위메이드는 지분 21.27%를 보유하고 있던 관계사 엔티게임즈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는 등 위믹스 플랫폼 저변 확대를 위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 11월에만 액션스퀘어, 달콤소프트, 조이시티 등 3곳과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각각 '블레이드' 등 MMORPG, 한국 가수를 기반으로 한 리듬 게임 '슈퍼스타' 시리즈, 전략 시뮬레이션 '건쉽배틀' 등을 개발한 회사로, 다양한 장르를 위믹스 플랫폼에 받아들여 저변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시네마틱 트레일러 중 한 장면. 사진=컴투스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시네마틱 트레일러 중 한 장면. 사진=컴투스 유튜브

'블록체인 게임' 관련 이슈로 메타버스·ESG 등 '주목'

위메이드와 컴투스가 블록체인 외에도 공유하는 키워드로 인터넷 네트워크 상의 가상 세계 '메타버스'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관해 "메타버스 상의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암호 화폐, NFT 등 블록체인이 연계되는 경우가 잦은 만큼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블록체인 기술 또한 메타버스와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UCC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개발한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 실생활 메타버스 개발사 프렌클리, 스타트업 메타스케일 등에 투자했다.

게임빌 창립자인 송병준 컴투스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의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위지윅은 컴퓨터 그래픽(CG), 시각 특수효과(VFX) 기술로 널리 알려진 콘텐츠 제작사로, 이달 9일 발족한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K-META) 임원사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유행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여러 논란들은 두 회사 모두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 사업자의 신뢰성 논란은 물론 암호 화폐·NFT 채굴에 그래픽 카드 등을 활용한다는 점 때문에 게임 기기 공급이 교란되는 문제도 있고, 채굴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 가스가 발생하는 데 따른 환경 문제 등 'ESG' 관련 이슈도 무시할 수 없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팀이 '블록체인 게임'을 금지한 데 이어 게이머들이 자주 이용하는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가 NFT 사업을 시도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사측에서 직접 해명을 했다"며 "상당수 해외 게이머들이 블록체인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게임계도 블록체인 관련 논의가 확대될 경우 비슷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블록체인을 적극 시도하려는 업체는 환경, 사회적 측면에서 책임을 다하고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