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경영쇄신 위해 '81년생 CEO' 내정

네이버가 차기 최고경영책임자(CEO)에 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내정했다. 네이버는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승인했다.

최수연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입사해 4년동안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로 경력을 이어가던 중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해 글로벌사업지원을 총괄했다.
네이버는 새로운 CEO를 포함한 리더들에 대해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남선 내정자는 1978년생으로 서울대 공과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에서 변호사로 재직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해 사업개발과 M&A를 총괄했다. 특히 김 내정자는 네이버에 합류한 이후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해 왔다.

두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두 내정자는 'NAVER Transition TF'를 가동하고 조직문화 개선과 글로벌 경영 본격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한성숙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들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랑스 지사로 자리를 옮긴 뒤 유럽 커머스 진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앞서 올해 5월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제기된 후 네이버에 대한 경영쇄신이 요구돼왔다. 특히 한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이를 알고도 쉬쉬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된 바 있다. 한 대표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대표가 3월 간담회를 통해 해당 내용을 인지했음에도 묵살했다며 위증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EO 부재로 인한 경영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또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논란 이후 땅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경영진 교체가 요구돼왔다. 앞서 네이버 창립멤버였던 최인혁 최고경영책임자(COO)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바 있다. 한 대표까지 CEO직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는 본격적인 경영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한성숙 대표와 기존 경영진은 두 내정자를 비롯한 새로운 리더들이 더 큰 네이버로서의 성장 발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내년 3월 임기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이후에도 네이버 안팎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