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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강제결제 금지법' 시행…원스토어 IPO 호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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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강제결제 금지법' 시행…원스토어 IPO 호재될까?

3년전부터 외부 결제 허용…구글·애플과 달리 규제 부담 적어
"차별성 사라져 수수료 매출 줄어들수도" 악재 우려도 제기

(왼쪽부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앱 마켓이 개발사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인앱강제결제 금지법’)이 금지행위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15일부터 시행됐다. 구글과 애플, 원스토어 등이 제재 대상인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앞둔 원스토어의 호재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앱 마켓으로 도약을 노리는 원스토어는 인앱 강제결제 금지법 효과에 힘입어 해외 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거래상의 지위’, ‘강제성’, ‘부당성’ 등 앱 마켓 사업자의 금지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세부기준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거래상의 지위’에 있는 사업자로 앱 마켓 서비스 매출 1000억원 이상,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100만명 이상을 기준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구글과 애플, 원스토어가 이 기준에 해당된다.

이밖에 ‘강제성’은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의 다른 결제방식 선택이 자유로운지, 특정한 결제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상황이 초래되는지를 고려해 판단하도록 규정했다. ‘부당성’은 모바일콘텐츠 등 제공사업자의 이익 저해성, 앱 마켓 시장의 공정경쟁 저해성 및 이용자의 편익증대 효과를 고려해 판단하도록 규정했다.

이 같은 인앱결제 규제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앱 마켓 점유율 3위인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인앱 강제결제를 해온 구글과 애플은 국내에서 과징금 부담을 떠안게 된 데다 다른 나라의 관련법 마련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앱 마켓이 인앱 결제를 강제할 경우 전체 매출의 2%를 과징금으로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앱 강제결제 시스템을 개편해야 하는 구글이나 애플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구글과 애플은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원스토어는 2018년부터 외부 결제를 시행하고 있어 규제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지난해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 강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원스토어는 이미 3년 전에 인앱결제를 오픈했다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라며 “시장 변화는 원스토어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은 IPO를 앞둔 원스토어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11월 26일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했다.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IPO 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장예비심사가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앱 강제결제 금지법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외부 결제를 허용할 경우 원스토어만의 차별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앱 개발사들이 구글, 애플과 함께 원스토어에도 외부결제를 추진할 경우 원스토어도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재환 대표는 “게임 개발사들 입장에서도 자체 결제시스템 도입에 따른 장점도 있겠지만 앱마켓에서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도 장점이 많기 때문에 계속 앱마켓 결제를 이용하는 대세는 유지가 될 것”이라며 “자체 결제를 사용하는 사례는 소수 사업자로 한정돼 근본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기업결산에 따라 심사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스토어의 경우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내세우고 있으나 최근까지 적자를 이어갔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1~3분기까지 누적 매출 1570억원, 순손실 4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판사 로크미디어를 인수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M&A와 신사업 투자로 지출이 늘어난 편이지만 앱 마켓의 주요 평가지표인 거래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거래액은 23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은 55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3분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27.8% 늘어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블리자드 등 다수 글로벌 기업과도 사업 협력을 확대한다. 이 같은 원스토어의 글로벌 사업계획에도 인앱 강제결제 금지법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앱 강제결제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이 가장 먼저 관련법을 만들면서 다른 나라의 규제법안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인앱 강제결제 금지법이 마련될 경우 구글과 애플은 해외에서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원스토어는 이 같은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2025년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환 대표는 “원스토어는 이미 ‘K-앱마켓’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며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오는 2025년까지 7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