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BMW가 논란 빚은 '옵션 구독제' 글로벌 업계 확산

공유
0

[초점] BMW가 논란 빚은 '옵션 구독제' 글로벌 업계 확산

모바일 앱으로 제어가 가능한 GM의 온스타 시스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모바일 앱으로 제어가 가능한 GM의 온스타 시스템. 사진=로이터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BMW가 도입 방침을 밝혀 큰 논란을 빚은 ‘옵션 구독제’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BMW뿐 아니라 미국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GM과 판매량 기준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 등도 옵션 구독제 도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는 “옵션 구독제를 도입하려는 업체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라면서 “BMW의 방침에 소비자들이 ‘계약 위반’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반발한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본적인 사양까지 값비싼 구독료 대상으로 변경해 소비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구독 서비스에 영향 받아 확산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옵션 구독제는 자동차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편법 가격 인상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무엇보다 테슬라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구독료를 내야 설치할 수 있는 옵션으로 도입한 것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FSD 시스템의 기술적인 완성도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음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달부터 FSD 구독료를 2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FSD 구독료는 현재 월 199달러(약 26만원) 수준이다.

BMW의 옵션 구독제 도입 발표가 세계적으로 논란을 빚었지만 미국 ‘빅3’ 자동차 업체에 속하는 GM은 준프리미엄 세단 뷰익, 상용차 브랜드 GMC, 대형 SUV 브랜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3개 차종에 대해 옵션 구독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앞으로 이들 차종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양인 ‘온스타(OnStar)서비스’에 대해 월 구독료 1500달러(약 200만원)를 무조건 내야 한다는 뜻이다.

온스타 서비스는 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추적하는 위치파악시스템(GPS)과 이동전화 기술이 결합된 텔레메틱스 서비스의 일종으로 인공지능 기반 음성 인식 비서 서비스, 모바일 앱을 통한 원격 제어 등이 가능하다. 1996년 출시된 이래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있는 옵션사양으로 운영됐지만 이제는 구독료를 내는 기본 옵션으로 적용하겠다는게 GM의 방침이다.

◇도요타, 폭스바겐 등도 가세


일본의 도요타는 이미 한가지 옵션에 대해 구독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도요타가 구독제로 바꾼 옵션은 그동안 무료 옵션이었던 도요타 차량용 무선키로 한달에 8달러(약 1만원)를 내도록 정책을 최근 변경했다. 아직은 무선키에 국한됐지만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밖에 유럽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 폭스바겐 계열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와 고급 세단 아우디에서도 일부 사양에 대해 구독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최근부터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자동차를 판매 대상으로만 여기는 시대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GM의 경우 최근 열린 투자자 대상 행사들에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관련 옵션 사양을 구독제로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250억달러(약 33조원4000억)의 연 매출을 새로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GM이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 사양과 관련해 거둔 매출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수준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