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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공습에 확대된 불안심리, 원·달러 환율 1430원 돌파하며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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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공습에 확대된 불안심리, 원·달러 환율 1430원 돌파하며 '폭주'

11일 원·달러 환율 1428.0원 출발···전일比 15.6원↑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춤했던 원·달러 환율의 폭주가 다시 재개됐다. 1410원대의 환율이 한꺼번에 20원 이상 상승하며 1430원을 뛰어넘은 것. 이는 격화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5.6원 상승한 1428.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9시 10분경 1433원을 돌파하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주 금요일 140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하락세를 보이며, 1410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1410원선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위안화 강세와 연동돼 다시 1400원 중반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저가성 매수 등이 유입되며 반등, 1412.4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이날 환율 폭등의 주재료는 재확산된 불안심리다. 전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주 토요일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성 공격으로 풀이된다.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해 "의심할 여지없는 러시아의 중요 민간시설을 노린 테러행위"라고 규정하며, 그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이렇듯 우크라 전쟁이 격화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8% 하락한 2만9202.88을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5% 하락한 3612.3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04% 하락한 1만542.1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우크라 전쟁 격화로 인해 더 큰 하락세가 전망되고 있다.

주요국, 특히 유로화 역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6일 1유로당 0.99달러 수준에서 현재 0.972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겨울철을 앞둔 시점에 우크라 전쟁 격화로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

특히 대규모 감세안으로 혼란을 빚었던 영국의 경우, 지난 6일 파운드당 1.138달러 수준을 기록한 파운드화 가치가 현재 1.108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달러 인덱스는 113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 고용지표의 호조 역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긴축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소화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78.4%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67.3%) 대비 11.1%포인트 상승한 것.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들도 뒤를 이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중요한 통제 대상이며 최우선 순위"라며 "내년 금리가 4.5%를 약간 웃돈 후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기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부각에 따라 1430원 중반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여진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는 연준 피봇 결과를 일소시키며 달러 강세 기조를 회복시켰다"며 "또한 시장의 신임을 잃은 영국 트러스 내각이 단기자금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새로운 정책을 보이며 금융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여기에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 포격 사건까지 보도되자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압력 커질 공산이 농후하다"며 "다만 당국 경계 및 중국의 환시 개입 등은 상단을 제한해 일시적 원화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환율 상승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