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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위믹스 상장폐지 불복...DAXA와 '법정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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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위믹스 상장폐지 불복...DAXA와 '법정공방' 예고

거래소 상대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하루만에 78.2% 급락…피해 책임소재 구분 난항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왼쪽)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왼쪽)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뉴시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DAXA: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의 위믹스(WEMIX) 상장폐지 조치가 위믹스 운영사 위메이드와의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블록체인기업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이며, IT업계는 물론 금융투자계·법조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을 상대로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코인원·코빗을 상대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이들 거래소와 고팍스로 구성된 DAXA의 담합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DAXA 소속 거래소 중 위믹스를 상장하지 않은 고팍스를 제외한 4개 업체는 지난 24일 "위믹스 거래 지원을 오는 12월 8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4주 전인 지난달 27일, 위메이드가 지난해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 계획서에 명시한 양을 초과한 위믹스가 유통된 것을 확인하고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앞서 투자유의종목 지정 후 "계획서 대비 29.4% 초과 유통된 것을 확인했다"며 재발 방지와 소통 강화를 약속했던 위메이드였으나, 상장폐지 조치에는 즉각 반발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위믹스 상장폐지는 업비트의 갑질이자 사회악적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DAXA 측은 "이번 조치는 회원사 전원의 협의로 결정된 사항이며 16번의 소명 과정을 거쳤으나 위믹스 측의 훼손된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위메이드 측은 "유통 계획량 초과의 원인을 해결한 후 유통 계획량보다 적은 위믹스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측은 소상한 정보를 제공해 소명을 넘어 증명했다"며 재반박했다.

DAXA에 소속된 5대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업비트·빗썸·고팍스·코빗·코인원.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DAXA에 소속된 5대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업비트·빗썸·고팍스·코빗·코인원. 사진=각사

이번 사건에서 책임 소재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위믹스 사건을 중요한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며 "자본시장 개념으로 따지면 공시한 발행 주식 수와 유통 주식 수가 아예 일치하지 않는 문제"라고 평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이 원장이 DAXA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은 SNS를 통해 "DAXA는 영리 목적의 민간 사업자들의 모임이며 한국거래소(KRX)와 같이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 기구가 아니다"라면서 "이번 DAXA의 결정으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은행장은 "DAXA는 자율규제기구로서 업체를 제재할 권한이 없고 집단 거래지원 중단 조치가 담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위믹스의 내부자 거래 가능성 등이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DAXA와 위메이드 사이 법정 분쟁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으며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확히 가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3년 적자, 외부감사법인의 의견 등이 상장 폐지의 기준이 되며 유통발행물량과 실제발행량의 차이도 상장폐지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규제가 명확한 영역이 아닌 만큼 법적으로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DAXA 측은 위믹스의 유통 계획량과 실제 유통량 차이와 이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이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리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분쟁의 승패는 결국 거래소측이 판단 근거로 내세울 투자자 피해 추산 데이터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정확하게 분석됐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위믹스 원화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이미지 확대보기
11월 위믹스 원화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

위믹스 상장 폐지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장 대표의 발언처럼 '업비트 갑질론'에 동의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위믹스·위메이드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장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지난 25일, 국민동의청원 공식 사이트에는 'DAXA의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처리 투명성과 갑질논란'에 대한 청원이 올라왔다. 정족수 5만명을 목표로 한 이 청원은 28일 서명을 받기 시작, 이틀만에 4630명이 동의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가 "위믹스 상장폐지는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으며 "자신의 말과 반대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고 일각에선 "DAXA는 물론, 위메이드도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등 양비론을 제시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그간 '규제 회색지대'였던 만큼 대형 업체들은 다양한 논란에 시달려왔다"며 "DAXA와 위메이드의 법정공방 과정에서 공개될 자료들은 그간 업계 내외에서 제기돼온 여러 의혹에 대한 대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는 현재 국내 거래소 외에도 MEXC, 쿠코인, 게이트io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상장폐지 조치가 발표된 지난 24일, 1코인당 2100원대에 거래되던 위믹스는 하루만에 464원까지 78.2% 하락했으며 일주일째 5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