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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첫 인사…'기술·소통'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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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첫 인사…'기술·소통'에 방점

승진자 7명 중 4명이 엔지니어 출신…이재용 회장의 '기술' 경영철학 반영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 양걸 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 박승희 CR담당 사장,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 송재혁 DS부문 CTO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순.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 양걸 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 박승희 CR담당 사장,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 송재혁 DS부문 CTO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 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인재경영'과 '기술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5일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중 5명이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경영'에 대한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재용 회장 역시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그동안 설파해 왔다.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는 이 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국제기능올림픽 폐막식에는 직접 참석해 "산업이 고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제조현장의 젊은 기술인재와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2023년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기술인재'의 중용이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을 그대로 유임시킨 가운데, 50대 중반의 기술인재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삼성전자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평가받는 네트워크사업에서는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1968년생인 김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2011년까지 미국 에어바나(AirVana)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했다. 이후 2011년 12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겨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미주BM그룹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김 사장은 차세대 통신 중심의 네트워크 비즈니스 기반을 공고히 하고, 사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은 반도체 부문을 대표하는 엔지니어다.

1966년생인 남 사장은 연세대 세라믹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8년 삼성반도체 메모리 공정기술2과로 입사했다. 이후 메모리사업부부 시작운영부, DT기술그룹, NRD공정기술1그룹장,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모두를 아우르는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과 제조경쟁력 강화를 통해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송재혁 반도체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은 메모리반도체 공정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관여하며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공로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우준 사장의 승진으로 기존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던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CTO 겸 삼상리서치 사장으로 이동했다. 포항공대 교수 출신인 전 사장은 2012년 삼성전자 입사 후 차세대통신연구팀장, 네트워크 개발팀장, 네트워크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등의 성과를 거둔 통신기술 전문가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리서치 사장으로 이동한 만큼 DX사업 선행연구를 총괄하며 미래먹거리 발굴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리서치 사장을 맡고 있던 승현준 사장은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승 사장은 AI(인공지능) 분야의 전문가로 우수한 연구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주요 대학들 및 연구소들과의 R&D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우수인재 영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경영만큼이나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통'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이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저희가 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연한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을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삼성전자 최초 여성 CEO로 올라선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 실장은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다. 1964년생인 이 사장은 연세대 영문과 출신으로 유니레버, 로레알 등 글로벌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다 2007년 7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그룹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7년부터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아왔으며, 오늘 인사로 삼성전자 최초로 여성 CEO로 올라섰다.

백수현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과 박승희 CR 담당 사장도 승진했다. 방송사 출신인 백 사장은 2013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국내 홍보그룹장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한 후 2017년부터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아왔다. 신문사 기자 출신인 박 사장은 2020년 3월 삼성경제연구소 보좌역을 거쳐 같은 해 12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아왔다.

재계에서는 이영희 사장이 글로벌마케팅을 총괄하는 가운데, 백 사장과 박 사장이 소통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2023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