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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물가 하락 속 식료품값은 폭등…연준 통화 정책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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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물가 하락 속 식료품값은 폭등…연준 통화 정책 변수 되나

달걀값 60% 급등…식료품값은 다른 물가 상승률의 2배 기록

미국의 한 식료품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한 식료품점.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전반적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식료품값이 여전히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고, 식료품값 추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와 폭을 조절하는데 주요 변수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식료품값은 1년 전에 배해 11.8%가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를 기록했으나 식료품값은 그 두배에 달했다. CNN 비즈니스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 인건비 상승, 날씨 등으로 인해 식료품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달걀값은 1년 사이에 59.9%가 올랐다. 이는 1973년 이후 최대 상승 폭 기록이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달걀값이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치솟고 있다. 요동치고 있다. 미 농무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에만 4400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를 살처분했다. 이는 미 전역 산란계의 4~5%를 차지하는 숫자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A급 대형 달걀 12개의 평균 가격은 1.39달러(약 1720원)에서 이달 초 4.25달러(약 5260원)까지 올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A급 대형 달걀 12개 가격이 7.37달러(약 911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걀값은 유럽, 일본 등 다른 지역에서도 급등하고 있다.
일본에서지난해 10월 홋카이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견된 이후 지난 10일까지 닭 등 약 1008만 마리의 조류가 살처분됐다. 일본 전역의 산란계 중 8%가 살처분됐다.

유로스탯(Eurosta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달걀 가격은 43% 상승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달걀 가격이 무려 76% 치솟았다.

미국에서 지난해 12월에 달걀값뿐 아니라 다른 주요 식품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올랐다. 버터와 마가린은 35.3%, 상추 24.9%, 밀가루 23.4%, 과일과 채소류 통조림 18.4%, 빵 15.9%, 시리얼 15.6%, 커피 14.3%, 치킨 10.9%, 유아 식품 10.7%, 과일 3.5% 등으로 가격이 뛰었다.

CNN 비즈니스는 향후 12개월에 걸쳐 식료품 가격이 조금씩 내려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렇지만 식료품값은 2024년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5% 올랐다. 전년 대비로 6개월 연속 CPI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6.5% 상승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이다.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CPI 상승률은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2월에는 6%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CPI가 감소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7%,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상승 폭(0.2%)보다는 다소 커졌으나 지난 8월과 9월에 기록한 0.6%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