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1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서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이 자국군의 주력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탱크가 교착 상태에 변화를 불러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BBC는 영국이 챌린저2 전차 14대와 AS90 자주포 약 30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서방국에 전세 역전을 위해 탱크를 지원해 달라고 거듭 요청해 왔는데 영국이 처음으로 화답하고 나서 물꼬를 트면서 다른 서방국도 뒤따를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전차 강국으로 유명한 미국과 독일의 탱크 지원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의 주력 전차가 우크라이나의 전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의 전차 보유 현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전차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압도적인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식이 오래된 전차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러시아 다음으로는 북한이 2위, 미국이 3위, 중국이 4위, 이집트가 5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세계 10위의 전차 강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1890대의 전차를 보유해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 러시아, 보유 전차는 세계 최다지만 전차 수준은 낙후돼
비주얼캐피털리스트의 분석 결과는 미국의 세계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전 세계 145개국을 대상으로 현용 전차를 조사해 최근 발표한 ‘2023년도 전 세계 전차 보유 현황’ 보고서에 근거했다.
조사 대상 전차에는 장갑차의 일종인 보병전투차와 병력수송 장갑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GFP가 주력 전차와 경전차를 비롯한 전차 보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차를 보유한 나라는 총 1만2566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러시아가 으뜸을 차지했다.
다만 러시아군에서 현재 운용 중인 전차 가운데 주력 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을 뿐만 아니라 현대 전차의 비중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GFP는 설명했다.
GFP는 “러시아가 압도적으로 많은 전차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 같은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밝힌 내용을 근거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보유 전차의 절반가량을 잃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 세계 2위 기록한 북한, 수십 년 된 낙후 전차 현용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전차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나라는 북한으로 6645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고 미국은 5500대로 3위를 기록했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러시아가 보유한 전차는 북한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GFP는 “북한이 보유한 주력 전차에는 옛 소련이 6‧25전쟁 전 북한에 지원한 ‘T-34 전차’를 개량한 ‘T-34/85 전차’, 역시 소련제인 ‘T-55 전차’, 중국이 소련 전차를 개량해 만든 ‘59식 전차’가 주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은 생산된 지 수십 년이 넘은 오래된 전차지만 현재도 운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GFP는 따라서 “북한이 보유한 전차는 많아도 낙후된 모델이라 10위를 차지한 한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4세대 흑표 전차’와 비교하면 불쌍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4위를 기록한 중국의 경우 GFP는 “현대 전차와 구식 전차를 혼합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