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日 ‘전수방위’ 넘는 첫 완전무장 수출"

호주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차세대 호위함 우선 공급사로 선정하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완전무장한 군함을 해외에 수출하게 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과 호주는 이번 주 약 65억 달러(약 89조5000억 원) 규모의 호위함 공급 기본 합의를 발표했으며 내년 초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일본이 해외에 살상 능력을 갖춘 완전한 방산 플랫폼을 판매하는 첫 사례로 향후 군함·미사일·레이더 등 무기 수출 확대의 ‘모델 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오기 히로히토 국제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일본에 있어 중대한 돌파구”라며 “방산기업들이 국제 무기거래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호주 맞춤형 설계·2029년 첫 인도 약속
미쓰비시는 독일 티센크루프가 제안한 것보다 적은 인원인 90명으로 운용 가능하면서도 함체가 커 장거리 작전과 무장 능력을 강화한 ‘모가미급’ 개량형을 제안했다.
일본은 오는 2029년까지 첫 함정을 인도해 호주 ‘안작급’ 퇴역 공백을 메우고 미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도 보장했다.
호주는 11척 중 3척을 일본에서 건조하고 나머지는 현지 조선업체 오스탈과 협력해 자국에서 제작한다. 호주국립대 국가안보대학 제니퍼 파커 연구원은 “서류상으로는 일본 호위함이 호주에 가장 적합한 함정”이라고 평가했다.
◇ 日 방산 수출 확대 ‘시험대’…인력·생산능력 한계 우려
일본은 지난 2014년 자체 무기수출 전면 금지 정책을 완화했지만 2016년 호주 잠수함 사업에서 프랑스에 패한 이후 대형 계약 성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기는 “현재 국제 방산 시장은 공급능력이 부족하다”며 “미국이 동맹국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호주가 일본의 역량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방산업계는 국내 방위비가 오는 202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확대되는 계획 속에 인력난과 생산능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가네하나 요시노리 가와사키중공업 회장은 올해 1월 “생산 능력을 늘려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며 “군수 분야에 투입할 인력을 양성하고 외부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 이행이 일본과 호주의 안보 협력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나가와대 코리 월리스 부교수는 “전 세계에서 미국산 무기를 감당하기 어려운 2~3급 군사 강국들이 많다”며 “일본이 이번 성과를 계기로 주요 무기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