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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게임업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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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게임업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문제 없다"

英 규제당국, 액티비전 인수전 관해 게임업계 9명 공식 서한 공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사진=신화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사진=신화통신·뉴시스
영국 경쟁·시장관리국(CMA)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관한 게임업계 주요 관계자 9명의 공식 서한을 현지시각 16일 공개했다. MS의 콘솔 게임계 라이벌 소니를 제외한 대부분은 이번 인수에 긍정적인 논조를 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공식 서한들은 당국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질문한 것에 대한 공식 답변이었다. 인수 당사자인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MS의 라이벌 소니와 MS의 파트너사 포제이(4J) 스튜디오, 그 외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 5인(가칭 B, C, D, E, F)의 답변이 목록에 포함됐다.
MS는 지난해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식 전량을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는 세계 각국 규제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으며 CMA는 "이번 인수가 독과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1차적으로 승인을 거부, 현재 2차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MS·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소니의 논조는 지난 1년간 이어진 인수전과 흡사했다. MS 측은 "콜 오브 듀티 등 핵심 IP를 독점할 이유가 없다"는 논거를 내세운 반면, 소니는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강력한 슈팅 게임 IP의 독점은 콘솔 게임,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J 스튜디오는 '마인크래프트'의 콘솔버전을 개발한 협력업체로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해당 업체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가 지난 2014년 MS에 인수되기 전부터 모장 스튜디오와 협업을 진행했다.

크리스 반 데 카윌 4J스튜디오 대표는 "MS는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를 100% 인수한 후에도 모장스튜디오가 앞서 맺은 계약의 모든 부분을 존중했다"며 "전문적이면서도 공정한 거래 역량을 갖춘 업체인 MS가 인수 이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과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부 대표. 사진=뉴시스·AP통신이미지 확대보기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과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부 대표. 사진=뉴시스·AP통신

소규모 게임 유통업체를 이끌고 있는 'E'는 "지난 몇해 동안 유통, 마케팅 생태계를 살펴보면 MS보다 오히려 소니가 업체 별로 편차를 두거나 자사 독점작에 특혜를 주는 등 불공정 행위로 비춰질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규모가 작은 영세 업자들 입장에선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MS·소니·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모두 협업한 경험이 있다 밝힌 업력 25년차 게임 개발자 'C'는 "당국이 이번 인수를 반대한다면 액티비전의 주요 투자자인 텐센트가 대신 인수에 나설 것"이라며 "영국 게임 생태계 입장에선 MS와의 거래를 승인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AAA급 게임 개발사' 대표 C와 완전히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B, E는 모두 "이번 인수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악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지지한다"는 등 전반적으로 인수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CMA는 올 2월 초, 2차 심사에 대한 예비 결정을 발표했다. 당국은 이번 인수가 독과점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고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는 대신 일부를 분할 매각하거나 이에 준하는 명확한 비즈니스적 구제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MS는 이후 여러 업체와 '콜 오브 듀티' 등 액티비전 주요 게임 IP를 다 년간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해왔다. 현재 닌텐도, 엔비디아와 유럽의 소규모 클라우드 게임사 부스터로이드, 아시아 소재 클라우드 게임사 유비투스가 MS와 10년 단위 계약을 체결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 계약을 두고 영국 외에도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이 2차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둘 모두 오는 4월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미국에선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번 인수를 반대하며 행정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한국·중국 등은 아직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