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오브라이언은 미 뉴스 사이트 세마포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결코 그 공장들이 중국의 손에 들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세계 경제에서 TSMC보다 더 중요한 회사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며, TSMC가 대만을 지키는 큰 산이자 강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브라이언은 중국이 대만 반도체 공장을 장악한다면 중국은 “실리콘 칩의 새로운 OPEC이 되는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경제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대만 반도체 공장을 파괴하는 것을 프랑스가 독일에 함락된 한 후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국이 프랑스 해군 함대를 파괴하라고 명령했을 때와 비교했다. 그 만큼 파괴력이 크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면 애플은 TSMC의 가장 큰 고객이며 전 세계 14억 개의 스마트폰 프로세서 대부분을 생산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도 사용하는 더 간단한 마이크로컨트롤러의 약 60%가 TSMC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침략에 성공하면 대만 반도체 공장을 파괴하겠다는 생각은 이전에도 나온 바가 있다. 미국 학자 2명이 2021년 미 육군 전쟁대학이 발간한 논문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그러나 대만은 이미 대만의 첨단 칩 공장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 손에 들어가더라도 중국이 첨단 칩을 바로 생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TSMC는 네덜란드 공급업체 ASML의 부품 없이는 최첨단 특정 칩을 생산할 수 없다. 중국이 황금 암탉을 손에 쥐더라도 황금알을 낳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절대 대만을 중국에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다. 미국은 대만이 넘어갈 경우에 대비한 전략도 고려 중이다.
문제는 TSMC를 비롯한 대만의 칩 제조공장들이 중국의 손에 들어갈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첨단 칩을 제때 공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병목현상을 야기할 수 있고 전 산업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세계 경제에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심각한 산업 중단을 초래할 수 있다. 반도체 시장 규모는 대략 6000억 달러 수준이지만 전자 및 전기기기에 파급되는 영향력까지 포함한다면 천문학적 규모로 커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TSMC를 비롯 대만의 첨단 칩 제조공장을 미국에 건설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중국에 근무한 대만 반도체 칩 제조 전문인력들도 중국에서 나와 대만이나 미국으로 옮겨 올 것을 권장하는 것도 대만의 중국 점령에 대비한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