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의료비·진료 예약 불편함이 가장 불신받는 이유

미국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불신을 표시하고 있고, 의료 인력과 약까지 부족한 사태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 닥쳤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의료보장 체계도 갖추지 못해 이미 악명이 높은 미국의 의료시스템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국면이다.
◇ 미국민 73% “미국 의료시스템, 신뢰 못해”

또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학점으로 평가한다면 응답자의 8%가 낙제점인 F학점을 주겠다고 했고 18%가 D학점을, 34%가 C학점을 주겠다고 답했다.
미국의 의료제도가 신뢰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비싼 의료비와 예약 진료의 불편함이 꼽혔다.
진료 예약을 하는 데 지나치게 긴 시간이 걸린다는 불만이 31%로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부담스러운 의료비 문제가 26%, 취약한 의료보험 보장성 문제가 23%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진료 예약을 위해 일주일 이상 기다린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최근 2년간 진료를 포기하거나 미룬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4%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맥락의 다른 조사 결과도 나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부실한 의료시스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보험전문 조사업체 프라이메리카가 최근 발표한 중산층 가구 대상 설문조사 결과의 골자다.
프라이메리카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 중산층의 35%가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현재 가장 걱정되는 일로 꼽았고, 32%가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 NYT "의약품 부족 사태 사상 최악 수준"
그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과 의약품의 부족 사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미국 보건부 산하 보건의료자원서비스청(HRSA)의 자료를 인용해 현재 미국 전역에 걸쳐 1차 진료기관에 속한 의사가 1만7000명, 치과 전문의가 1만2000명, 정신과 전문의가 8200명 정도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CNN과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는 미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병원과 약국에서도 의약품이 모자라 비상이 걸렸다. 특히 시중에 유통되는 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제약의 부족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처방되는 약의 약 90%가 복제약이다.
NYT는 “복제약 부족 사태가 위험 수위에 이르러 백악관과 의회에서 원인 규명 작업과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어맨다 페이더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의약품 대란은 보건 비상사태로 불러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