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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롯데시네마가 '버튜버'에 주목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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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롯데시네마가 '버튜버'에 주목한 까닭

영화관 콘텐츠 다각화 '롯시플' 출범 1년 경과
박세준 롯데컬처웍스 얼터콘텐츠팀장과 인터뷰
"버튜버, 충성스런 팬과 함께하는 성장 신사업"

롯데컬처웍스가 극장에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 '롯시플'을 이끌고 있는 박세준 롯데컬처웍스 얼터콘텐츠팀장. 사진=롯데컬처웍스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컬처웍스가 극장에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 '롯시플'을 이끌고 있는 박세준 롯데컬처웍스 얼터콘텐츠팀장. 사진=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가 영화를 넘어 종합적인 문화 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프로젝트 '롯시플(Lot See+)'을 출범한 지 1년이 흘렀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음악 등 다각도의 도전을 이어온 가운데 뉴미디어 콘텐츠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분야에서 거둔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버튜버는 실제 인간이 모션 캡처 등 기술을 활용, 자신의 표정과 몸짓을 실시간으로 따라하는 아바타를 내세워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스텔라이브', '브이리지', '브이럽' 등 국내 버튜버 업체는 물론, 일본 유명 업체 홀로라이브 프로덕션과도 협업을 진행했다.
롯데컬처웍스에서 '롯시플' 프로젝트 실무를 총괄하는 박세준 얼터(대체)콘텐츠팀장은 "성장기에 접어든 신사업이자 순수하고 충성심 높은 팬덤이 함께 하는 것이 바로 버튜버 업계"라며 "롯시플만의 포트폴리오 구축, 브랜드 포지션 확보에 있어 버튜버 IP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10월 13일, 롯데시네마 잠실 롯데타워점과 홍대점에선 홀로라이브 소속으로 구독자 132만명을 보유한 버튜버 '토코야미 토와'의 콘서트 라이브 관람 행사가 열렸다. 두 극장 도합 약 560석의 입장권은 예매 시작 단 1분 만에 매진됐으며, 극장 관람과 함께 진행된 굿즈 판매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박세준 팀장은 "추석 연휴 기간 중(10월 29일)에 진행한 예매임에도 당사 예상 대비 훨씬 빠르게 매진이 이뤄졌다"며 "버튜버는 단순한 1인 미디어를 넘어 캐릭터 산업화에 따른 굿즈 머천다이징(MD), 음원·게임 등 타 콘텐츠로의 파생 등 강력한 오리지널 IP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했다.

잠실롯데타워에서 올 10월 13일 버튜버 '토코야미 토와' 콘서트 라이브 뷰 행사를 앞두고 걸린 광고판. 사진=에펨코리아 버튜버 게시판 이미지 확대보기
잠실롯데타워에서 올 10월 13일 버튜버 '토코야미 토와' 콘서트 라이브 뷰 행사를 앞두고 걸린 광고판. 사진=에펨코리아 버튜버 게시판

롯데시네마가 지난해 9월 30일 공식 출범한 '롯시플'의 이름에는 '롯데시네마 플러스(+)'라는 뜻에 더해 '다양한(Lot) 콘텐츠를 새로운 시선(See)으로 바라본다'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버튜버 행사 외에도 롯데시네마는 올 5월부터 SPOTV와 협력,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등 해외 스포츠 경기의 단독 중계를 선보였다. 올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경기 극장 생중계를 진행했으며, 다음 달에는 가수 백지영의 콘서트 실황 영상 '백지영 콘서트 인 시네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세준 팀장은 "새로운 트렌드 형성, 소통으로 이어지는 특색 있는 콘텐츠를 통해 충성도 높은 관객층을 발굴하는 것이 롯시플의 목표"라며 "스포츠와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팬덤들이 긍정적으로 극장에 유입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준 롯데컬처웍스 얼터콘텐츠팀장. 사진=롯데컬처웍스이미지 확대보기
박세준 롯데컬처웍스 얼터콘텐츠팀장. 사진=롯데컬처웍스

'대체 콘텐츠'에 주목하는 것은 롯데시네마와 경쟁하는 타 영화관들도 마찬가지다. 메가박스는 국산 게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를 상영하고 있다. CJ CGV는 올 9월 국내 최대 인기 버튜버 그룹으로 꼽히는 이세계 아이돌의 공연을 라이브 상연하기도 했다.

박 팀장은 "타 영화관사와의 경쟁은 기존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이는 e스포츠나 버튜버 등 새로운 팬덤이 생겨난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당사만의 자생력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며 전략의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롯데시네마는 굿즈 매장의 상설화를 고려하고 있다. 박세준 팀장은 "스크린에서만 즐기는 행사를 넘어 온라인 공간에서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할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버튜버와 같은 아티스트들에겐 행사 만족도,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 상설 MD 매장의 이점이 분명 존재해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롯시플'의 향후 목표는 충성도 높은 팬덤의 힘을 바탕으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박 팀장은 "시대에 걸맞은 인사이트를 반영하고 특색 있는 콘텐츠를 소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끌어내고자 한다"며 "롯데시네마는 이를 통해 복합적인 예술 문화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