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EPA 기반 해방의 날·펜타닐 관세 전면 위헌…1600억 달러 환급 전쟁 시작
무역법 122조 대체 관세는 150일 시한부·최대 15% 상한…트럼프 관세 체계, 전면 재설계 불가피
무역법 122조 대체 관세는 150일 시한부·최대 15% 상한…트럼프 관세 체계, 전면 재설계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전 세계 관세가 위헌이라고 6대3으로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1974년 무역법 122조에 따라 10% 전 세계 일괄 관세를 행정명령으로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번 판결로 최대 1750억 달러(약 253조 원)에 이르는 관세 환급 청구 소송이 물밀듯 쏟아질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배런스가 같은 날 오후 보도했다.
"대법관들, 용기가 없었다"…트럼프, 대법원에 이례적 직격
연방대법원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집필한 다수 의견에서 "대통령은 규모와 기간, 범위에 제한이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특별 권한을 주장하고 있으나, 의회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다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IEEPA는 비상사태 시 대외 경제 거래를 '규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관세 부과'라는 문구 자체가 법 조문에 없다는 것이 핵심 논거다.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대법원 판결은 크게 실망스럽다. 나라를 위해 옳은 일 할 용기가 없는 일부 대법관이 정말 부끄럽다"고 반발했다. 자신이 임명한 닐 고서치·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까지 다수 의견에 가세한 데 대해서는 "국가의 수치"라며 이례적으로 날을 세웠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훌륭한 대안들이 있다"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10% 전 세계 관세를 선언했다. 이 관세는 현재 부과 중인 기존 관세에 '추가로 얹히는' 구조다. 예컨대 철강·알루미늄에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로 25% 관세가 붙어 있다면, 여기에 10%가 더해져 실질 관세율이 35%로 뛰어오른다. 기존 관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덧씌우는' 방식이어서, 품목에 따라서는 체감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플랜 B'의 딜레마: 150일 시한·15% 상한에 갇힌 트럼프
문제는 새로 꺼내 든 무역법 122조가 IEEPA에 비해 제약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 조항은 무역 수지 적자 해소를 목적으로 대통령이 최대 15%, 최장 150일 동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의회 승인 없이는 연장할 수 없고, 지금껏 실제 관세 부과에 동원된 전례도 없다. 이 기간을 역산하면, 대법원 판결일 기준 오는 7월 하순이 사실상의 만료 시한이다.
외교관계위원회(CFR) 이누 마나크 무역정책 선임연구원은 2026년 2월 20일 CFR 홈페이지에 올린 분석에서 "122조는 국가를 가려 관세를 달리 매길 수 없어, IEEPA 기반 펜타닐 관세처럼 캐나다·멕시코·중국을 따로 겨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IEEPA 관세를 대체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974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01조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 행위를 직접 조사·확인해야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절차적 요건이 까다롭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댈러스 경제클럽 연설에서 "232조·301조·122조 등 대체 권한을 활용해 2026년 관세 수입은 사실상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숨죽이고, 교역국은 계산기 두드린다
이날 판결에도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오후 거래에서 0.57% 오른 6901.18, 나스닥은 0.69% 오른 2만2840.31로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었던 셈이다.
베다파트너스(Veda Partners) 경제정책 리서치 책임자 헨리에타 트레이즈는 "트럼프 행정부 앞에 이제 두 갈래 길이 놓였다"면서 "첫 번째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활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 법적 권한으로 돌아가 관세 체계를 다시 쌓아 수입업자들의 행정·비용 부담과 국경 혼란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첫 번째 길은 '이 참에 관세를 내려 물가를 잡자'는 것이고, 두 번째 길은 '어떻게든 관세를 유지해 무역 협상 지렛대를 놓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전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무차관보 출신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이번 판결이 무역 의제에 걸림돌이 됐지만, 무역 적자 축소·공급망 국내 복귀·미국 내 투자 유인이라는 행정부의 목표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아시아 교역국들과 맺은 기존 합의는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역국들의 향방을 가늠할 첫 번째 관문은 오는 3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워싱턴 D.C. 방문, 두 번째는 오는 4월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미·중 정상회담이다. BCA리서치 수석 지정학 전략가 매트 게르텐은 "단기적으로 미국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5~1%포인트 더 커져 성장을 자극하는 한편 채권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대법원이 삼권 분립과 법치주의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미 국채와 달러에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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