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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쩐의 전쟁’ 1000조 풀린다…대만 ‘실리콘 실크로드’ 독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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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쩐의 전쟁’ 1000조 풀린다…대만 ‘실리콘 실크로드’ 독점 가속

美 빅테크 4사, 올해 7000억 달러 투입… "국가 예산급 인프라 전면전"
TSMC 2나노 ‘완판’·ODM 매출 150% 폭발… "공급망 주도권 대만으로 쏠림 심화"
K-반도체 시사점, HBM 넘어 ‘AI 서버 토털 설루션’ 생태계 구축 시급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군비 경쟁’이 2026년 들어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 구축 수준의 천문학적 규모로 확산하고 있다. 대만과 한국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군비 경쟁’이 2026년 들어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 구축 수준의 천문학적 규모로 확산하고 있다. 대만과 한국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군비 경쟁2026년 들어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 구축 수준의 천문학적 규모로 확산하고 있다.

20(현지시각) 대만 디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클라우드 거물들이 올해 쏟아붓는 설비투자(CAPEX)는 최대 7000억 달러(101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대만의 반도체와 서버 공급망으로 집중되면서, 글로벌 AI 패권의 무게 중심이 대만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실험은 끝났다'1000조 원 투입되는 AI 하드웨어 장악령


올해 글로벌 빅테크의 움직임은 탐색에서 장악으로 전환됐다. 미국의 4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Who), AI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Why), 2026년 한 해 동안(When),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칩 생산 라인에(Where), 1000조 원이 넘는 자금을(What), 자체 칩 양산 및 인프라 확장 방식으로(How) 투입하는 형국이다.

기업별로는 아마존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확장과 자체 AI 칩인 '트레이니엄', '인퍼런시아' 생산을 위해 2000억 달러(289조 원)를 투입한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제미나이(Gemini) 연산 능력 강화와 차세대 텐서처리장치(TPU) 배치를 위해 1850억 달러(267조 원),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각각 1350억 달러(195조 원)1050억 달러(152조 원)가 넘는 천문학적 자금을 AI 하드웨어와 데이터센터에 투입한다.

이러한 묻지마 투자의 최대 수혜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거물 TSMC가 가져갔다. TSMC는 지난달 매출 40126000만 대만달러(1846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첫 월 매출 4000억 대만달러고지를 밟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증가한 수치로, 월 매출이 4000억 대만달러(184100억 원)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목표를 346억 달러(501300억 원)에서 358억 달러(518700억 원) 사이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은 54~56%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2나노급(N2) 공정은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몰리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TSMC2나노 웨이퍼 생산 능력이 월 10만 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2025년 말 양산을 시작한 2나노급(N2) 공정은 이미 2027년 물량까지 공급 부족 상태다.

대만 주요 서버 기업 1월 매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대만 DIGITIMES 및 각 사 공시 자료 기반 재구성 (2026. 02. 20)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주요 서버 기업 1월 매출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출처=대만 DIGITIMES 및 각 사 공시 자료 기반 재구성 (2026. 02. 20)


서버 ODM ‘비수기 실종… 위스트론 매출 150%지각변동


위스트론의 경우 서버 매출 내 AI 비중이 70%를 넘어서며 역대급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콴타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플랫폼인 ‘GB300’으로의 빠른 전환을 통해 평균단가(ASP)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냉각 설루션(아우라스)과 케이스(첸브로) 등 후방 부품사들까지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만판 AI 골드러시를 완성하고 있다.

K-반도체, HBM 독주 넘어 ‘AI 서버 토털 패키지확장 과제


대만의 독주 속에 한국 반도체 생태계 역시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의 핵심 두뇌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삼각 동맹을 통해 5세대 HBM(HBM3E)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 공정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결합한 원스톱 설루션으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메모리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지만, 대만처럼 서버 인클로저, 냉각 시스템, 전력 관리 모듈 등 AI 서버 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 생태계는 다소 취약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AI 워크로드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함에 따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과 서버 부품사들의 협력을 통한 ‘K-AI 인프라패키지 수출 전략이 대만과의 격차를 줄일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호황을 단순한 단기 과열이 아닌 구조적 성장으로 규정한다. 대만 현지 전문가들은 "주문 가시성이 2027년까지 확보되었다는 점은 인프라 구축이 이제 시작 단계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AI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안정적인 하드웨어 공급망을 확보하느냐에 달렸으며, 그 중심에 선 대만과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