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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셧다운 쇼크'에 4분기 성장률 1.4%로 급락… AI 투자가 떠받친 ‘외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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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셧다운 쇼크'에 4분기 성장률 1.4%로 급락… AI 투자가 떠받친 ‘외줄타기’

43일간의 정부 가동 중단에 실질 GDP 성장률 전 분기(4.4%) 대비 ‘반토막’ 이하로 추락
정부 지출 16.6% 증발하며 성장률 1%p 갉아먹어… 시장 전망치 1.9% 하회한 ‘어닝 쇼크’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성장률 1%p 견인했으나, 제조·운송 분야 ‘투자 공백’은 잠재적 위기
지난해 가을을 마비시킨 43일간의 연방 정부 셧다운(가동 중단)은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허리를 꺾어놓은 실질적 타격이었음이 지표로 입증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가을을 마비시킨 43일간의 연방 정부 셧다운(가동 중단)은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허리를 꺾어놓은 실질적 타격이었음이 지표로 입증됐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벽두에 발표된 미국의 경제 성적표는 시장에 공포와 안도감을 동시에 던지고 있을까. 지난해 가을을 마비시킨 43일간의 연방 정부 셧다운(가동 중단)은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허리를 꺾어놓은 실질적 타격이었음이 지표로 입증됐다.

20(현지 시각)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발표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세계 경제의 엔진인 미국이 정치적 리스크라는 자가당착에 빠졌을 때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

2025년 4분기 미국 주요 경제 지표.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분기 미국 주요 경제 지표.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정부 지출 16.6% 증발'… 정치 리스크가 실물 경제 짓눌러


이번 발표에서 가장 뼈아픈 수치는 1.4%라는 성적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록한 4.4%의 기세를 이어가길 바랐던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결과다. 팩트셋(FactSet)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평균 전망치인 1.9%보다도 0.5%포인트나 낮다고 20일 배런스가 전했다.

성장 둔화의 주범은 명확하다. 43일간 이어진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연방 정부 지출이 16.6%나 급감했다. 경제분석국은 "비국방 및 국방 부문 공무원의 보상 지출이 모두 줄어들면서 전체 GDP 성장률에서 약 1%포인트를 차감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 발표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셧다운 탓에 GDP가 최소 2%포인트 하락했다""셧다운은 다시는 안 된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온의 헤더 롱 수석 경제학자 역시 "정부 셧다운은 결코 무해한 것이 아니며, 2025년 말 경제 성장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AI가 살린 미국 경제… 투자의 양극화는 숙제로


정부가 멈춰 선 자리를 채운 것은 민간의 소비와 첨단 기술 투자였다. 4분기 소비자 지출은 2.4% 증가하며 성장의 하단을 지지했다. 특히 의료 부문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지출이 성장률에 1.6%포인트를 기여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인공지능(AI)이다. IT 장비,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GDP 성장률에 약 1%포인트를 보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북미 수석 경제학자는 "AI 역량 확대로 인한 호황이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투자의 쏠림'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운다. 메트라이프 투자운용의 타니 후쿠이 선임 이사는 "AI 이외의 가치 창출 분야인 산업, 운송 장비 투자는 오히려 GDP0.5%포인트 감소시켰다""AI 투자라는 거대한 '진공 흡입기'가 다른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둔화된 성장세, 연준의 금리 인하시계 앞당길까


이번 GDP 쇼크는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너무 늦었다"며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속내는 복잡하다. 1.4%라는 수치가 순수하게 경제 기초체력의 붕괴가 아니라 셧다운이라는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 지출을 제외한 최종 국내 개인 구매자 판매는 2.4% 증가하며 여전히 견고한 민간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경제학자는 "경제의 핵심은 회복력이 강하며 20261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이번 성적표를 '경기 침체의 신호'보다는 '일시적 부침'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시장이 기대하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1분기 반등 지표를 확인하며 신중하게 속도를 조절하는 '데이터 의존적' 태도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셧다운미 경제, 감세 카드로 ‘V반등 노리나


한편 4분기 성장 둔화를 겪은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가파른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정부 가동 정상화에 따른 기저 효과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따른 대규모 감세 혜택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올해 가구당 평균 4000달러(579만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이 이뤄지며 소비 엔진을 다시 가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세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와 보편 관세 도입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감세가 단기적인 부양책은 될 수 있지만, 관세 전쟁과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부메랑'이 성장률을 다시 1%대로 주저앉힐 위험도 상존한다"고 분석한다. 올해 미국 경제는 감세의 낙수효과와 보호무역의 비용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 잡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