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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쟁·제재에도 경제 호황…푸틴의 장기 집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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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쟁·제재에도 경제 호황…푸틴의 장기 집권 돕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22년 이후 계속된 전쟁에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을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며, 당장 보기에 푸틴의 장기 집권을 돕는 일이다.

러시아가 지난 2년 동안 발표한 경제 데이터의 정확성과 완전성에 의구심이 있지만, 모스크바가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 자금을 3년째 기꺼이 계속 지원하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면, 러시아 경제는 강해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특히 침략자인 러시아가 가진 특수한 경제 상황이 그동안 전쟁 비용 조달은 물론 향후로도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비 부담이 크지만, 경제가 호황을 계속 누리고 있다.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무기와 군수품을 많이 생산하고, 주요 원자재를 자급자족하고, 보조금과 정책으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안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과열되고 있으며, 전쟁이 끝나면 침체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푸틴 대통령의 내년 대선 당선과 종신 집권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반군을 지원하면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서방은 러시아에 대해 무역 제재를 가하고, 나토의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견뎌내고, 전쟁을 계속할 여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GDP는 2022년에 1.2% 감소했지만, 2023년에는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GDP는 2022년에 29.1% 급감했으며, 2023년에도 4.9% 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러시아 전시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러시아는 국경 밖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어, 국내의 생산력과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가 적다. 둘째, 러시아는 전쟁을 위해 무기와 군수품을 많이 생산하고, 세계 최고의 무기 수출국 중 하나로서, 대체 수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제조업과 산업을 활성화하고, 서방 제재로 인해 수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내 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셋째, 러시아는 석유, 천연가스, 밀, 금속과 같은 주요 원자재를 자급자족하고, 원자재 가격 변동에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넷째, 러시아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4년 예산의 약 30%를 국방비에 할당하고, 전사자 가족에게 30년 치 평균임금을 지급하고, 할인된 모기지 보조금이나 기업을 위한 다양한 보조금을 통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정책 입안자들은 시장과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개입하고, 자본 통제와 통화 정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서와 같은 이유로 전쟁을 계속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과열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 공급기반 감소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전시 경제에 너무 의존하고 있어서, 전쟁이 끝나면 침체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러시아 중앙은행 관리였던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과열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국민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거시경제 안정을 보호해야 하는 세가지 과제에 직면애 있다고 말했다. 비엔나 국제경제연구소의 경제학자들은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일단 전쟁이 끝나면 침체 또는 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러시아가 정상적인 국가로 가려면, 전쟁에서 벗어나고, 구조 개혁과 다양한 산업과 혁신을 통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복지분야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푸틴 대통령의 내년 대선 당선과 종신 집권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이다. 푸틴 대통령은 다섯 번째 대통령 출마를 공식화했다. 대선 출마 선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의 참전 군인들과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졌다. 푸틴은 전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고, 대외적 위협을 부각하면서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의 경제 문제가 드러나고, 국민들의 불만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고, 민주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자신의 집권을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이 전쟁을 종식하고,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개선하고, 서방과의 대화를 재개하면서 자신의 국제적 위상을 회복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푸틴이 전쟁을 계속하고,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고, 서방과의 대립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푸틴 대통령의 전략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그의 결정은 러시아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안보와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