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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외인 투자자, 엔화 약세로 日 증시에서 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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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외인 투자자, 엔화 약세로 日 증시에서 등 돌려...”

2024년 4월 16일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왼쪽)와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을 나타내는 전광판 옆을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4월 16일 일본 니케이225 주가지수(왼쪽)와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을 나타내는 전광판 옆을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엔화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투자를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진단했다.

13일(현지시각) 블랙록의 일본 액티브 투자 책임자인 유에 밤바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일본 주식에 투자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일본에 관해 이야기할 때 확실히 모든 사람이 환율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올해 들어 14% 상승해 글로벌 증시의 주요 지수 상승률을 능가했다. 그렇지만 엔화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달러화를 기반으로 한 투자자들은 도쿄 증시에서 실질적으로 3%를 약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9.5%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가 달러 기준으로 11%의 수익률을 안겨준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엔화 약세로 전통적으로 일본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수출 기업들의 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그렇지만 엔화 약세가 일본의 소비 지출과 기업의 수입 비용에 부담을 키운다는 우려 속에 닛케이225 지수는 최고가 대비 6% 넘게 하락했다.

일본은행보다 연준에 달려


밤바는 엔화 환율의 향후 움직임은 일본은행(BOJ)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엔화가 달러 대비 170엔 수준까지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엔화가 130~135엔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엔화는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155.40엔 근방에서 거래되면서 여전히 저평가 영역을 유지했다. 밤바는 엔화의 적정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엔화가 130엔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150엔 이하로 하락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일본 증시로 되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엔화 약세 장기화가 일본의 국가 경제와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약간의 정치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일본 외환 당국이 엔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개입) 시도를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행이 7월이나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이전에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밤바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환율에 대한 어조가 확실히 바뀌었고 이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한 행보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이날 국채 매입 규모를 전월 대비 500억엔 감소한 4250억엔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랙록뿐만 아니라 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도 최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0~0.1%에서 연말까지 0.75%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올해 일본은행이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밤바는 일본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중동 전쟁과 연준의 매파적 기조 등 거시적인 요인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위축시켰지만, 기업 개혁과 국내 투자 및 임금 상승 등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