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AI 수요 둔화 논란 속에서도 실적 선방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강한 성장세가 분기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다시 부각되며 실적 발표 직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급등했다.
로이터는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공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호실적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취소를 과잉설비의 신호로 해석하면서 경고음을 내기도 했지만, 이날 실적은 그러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로이터는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이 미국 정부의 대규모 관세 조치가 기업들의 지출 둔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임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제레미 골드먼 수석 디렉터는 "관세 불확실성과 AI투자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게 깔린 분기였지만, 이번 실적은 폭발적인 결과는 아니었더라도 분명한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회사가 밝힌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46달러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3.21달러)를 웃돌았다. 분기 매출도 700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684억 달러를 상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EPS와 매출은 각각 2.94달러와 618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상업용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424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22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이는 전년 동기의 351억 달러 대비로는 대폭 증가한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이 29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예상치(296억 달러)를 상회했고,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및 애저(Azure) 부문도 268억 달러를 기록하며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애저 매출 성장률 중 인공지능(AI)이 16%포인트를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5.6%포인트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서버를 가동한 것이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AI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서버 용량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한 셈이다.
시장은 향후 데이터센터 확장을 줄이겠다는 회사의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2.9% 증가한 214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는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223억9000만 달러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물 등 장기자산 지출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조너선 닐슨 마이크로소프트 IR 담당 부사장은 "이는 데이터센터 건물 등 장기 자산보다는 반도체와 같은 단기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