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 산업, 미·일 무역 협상 최대 쟁점으로 부상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 산업, 미·일 무역 협상 최대 쟁점으로 부상

트럼프 25% 관세에 일본 자동차업계 "시간당 100만 달러 손실" 경고
양국 경제에 핵심 산업...타협점 찾기 어려운 난제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선적 터미널에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선적 터미널에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일본 간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산업이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양국 경제의 핵심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을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합의 도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5월 2일 열린 2차 회담에서 일본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철폐를 재차 촉구했으나, 미국 측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추며 뚜렷한 타협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회담 후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부품을 포함한 일본의 연간 자동차 수출액은 20조 엔(약 1388억 달러)으로 상품 수출의 20%를 차지한다. 특히 2024년 미국에 137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으며, 이는 일본 자동차 수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정책대신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시간당 10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동차에 부과되는 25%의 관세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요타자동차는 1조 엔 이상의 타격이 예상되며,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수천억 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마쓰다는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시바 총리는 2일 도쿄에서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45분간 만나 관세 문제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완성차 관세 외에도 자동차 부품 수입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5월 4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어서 일본 측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일본은행은 트럼프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5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관세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판매되는 미국 자동차가 거의 없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는 4월 30일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특정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업들이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길 바라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협상 지연은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관세로 인해 2025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2% 감소하고, 멕시코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생산량은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연율 환산 기준으로 축소되었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및 관세 정책에 대한 대중의 불만도 커지고 있어 미국 측도 관세 협상에서 연착륙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양국은 무역 확대, 비관세 장벽, 경제 안보 협력에 초점을 맞춘 실무급 회담을 진행 중이며, 진전이 이루어진다면 5월 중순 고위급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경제 관계자는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