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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대만달러 강세·관세 불확실성에 2025년 전망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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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대만달러 강세·관세 불확실성에 2025년 전망 하향 조정

AI 서버 매출 50% 증가에도 환율 변동 우려..."강한 성장에서 상당한 성장으로 조정"
전 세계 생산기지 10% 확대... 미국·인도·베트남 등 자본지출 60~70% 증가 계획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회사 건물 밖에서 폭스콘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회사 건물 밖에서 폭스콘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애플과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업체인 폭스콘이 AI 서버 사업의 강력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관세 불확실성과 대만달러 강세를 이유로 2025년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1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폭스콘 영 리우(Young Liu) 회장은 14일 투자자 및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대만 통화의 평가절상으로 인해 '강력한 성장'에서 '상당한 성장'으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연간 전망에 대해 약간 더 신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폭스콘은 견실한 성장률을 15% 이상으로, 유의미한 성장률은 3%에서 15% 미만으로 정의한다.

리우 회장은 "현재 고객들의 선적 계획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보지만, 신 대만 달러의 강력한 평가절상은 통화 환산 시 우리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I 서버 사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 리우 회장은 2025년 1분기 AI 서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으며, 2분기에는 전년 및 전분기 대비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부문은 4월~6월간 총 서버 매출의 50%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는 "주문 가시성과 고객 전망을 바탕으로 우리는 AI 서버 사업이 올해 1조 신대만달러(약 33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제조업체로서 애플, 엔비디아, HP, 아마존, 구글 등 주요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 전자제품 수요의 중요한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대만달러 강세로 인한 실적 영향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데이비드 황(David Huang) CFO는 회사가 보통 미국 달러로 거래를 진행하지만, 매출과 이익을 뉴 타이완 달러로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대만 통화가 달러화 대비 1달러 절상되면 보고된 수익이 3% 감소하고 총 마진에 약 0.1%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대만달러는 5월 1일 달러당 32.10에서 5월 5일 한때 29.16으로 강세를 보였고, 수요일 현재 30.29 근방에서 거래되고 있다.

폭스콘은 글로벌 생산망 확대도 적극 추진 중이다. 리우 회장은 폭스콘의 생산 시설과 사무실 수가 지난해 10% 증가해 전 세계 233개 지점에 달한다고 밝혔다.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자재 및 물류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역 제조업을 강화하고 기업 혁신을 촉진하려는 우리의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FO는 올해 자본 지출을 20% 늘릴 예정이며, 베트남, 인도, 멕시코 및 미국에서 총 용량 확장에 사용되는 자본 지출의 60%에서 70%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5년 중동 지역 생산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자본 지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리우 회장은 엔비디아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 자회사인 휴메인에 그레이스 블랙웰 AI 슈퍼칩 1만8000개를 제공하기로 한 소식에 대해 언급하며, 폭스콘이 AI 서버 업계에서 40%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모든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했다.

폭스콘의 경쟁사들도 글로벌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콴타 컴퓨터는 멕시코 시설을 확장해 AI 서버를 생산할 계획이며, 위스트론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AI 서버 용량 구축을 위해 1억11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벤텍 역시 AI 서버 제조를 위해 8500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다.

폭스콘의 1~3월 분기 실적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한 421억 대만달러(약 13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엔비디아의 최신 GB200 서버 시스템 출하 시작과 비영업 이익에 힘입어 24% 증가한 1조6400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총이익률은 AI 서버 비즈니스 모델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감소한 6.11%를 기록했다.

회사는 아이폰을 포함한 소비자 가전 관련 사업이 이번 분기에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