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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H20 이후 중국용 차세대 칩, '호퍼' 시리즈 아냐"…황 엔비디아 CEO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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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H20 이후 중국용 차세대 칩, '호퍼' 시리즈 아냐"…황 엔비디아 CEO 발언 주목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식당 앞에서 현지 지지자들과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식당 앞에서 현지 지지자들과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중국 내 AI 칩 판매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의 H20 칩 이후 중국 시장을 위한 차기 제품이 '호퍼(Hopper)' 시리즈는 아닐 것이라고 밝혀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기존 제품의 수정이 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대만 포르모사TV 뉴스 네트워크의 생중계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H20 이후 중국용 차세대 칩은 호퍼 시리즈가 아니다"며 "호퍼를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퍼 시리즈는 지난 2022년 처음 공개된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슈퍼컴퓨팅 전용 칩 아키텍처로 H100과 H200, H20 등이 이 시리즈에 포함된다. 이 칩들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자율주행, 의료영상 분석 등 고부가가치 AI 작업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H100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AI 연산용 칩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이같은 고성능 칩이 중국의 군사·안보 역량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아래 수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황 CEO는 중국 방문 중 이같은 입장을 내놨으며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말 도입한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미국은 자국의 AI 기술 확산을 억제한다는 명분 아래 ‘호퍼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현재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 H20 칩이지만 이마저도 수출 허용 기준에 맞게 성능이 제한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로이터는 이달 초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유지를 위해 H20의 성능을 낮춘 신버전을 앞으로 두 달 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이 화웨이 등 현지 경쟁업체에 밀리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황 CEO는 AI 칩 수출에 대한 기존 규제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과거의 AI 수출 규제는 잘못된 방향이었다”며 “미국 기술의 세계적 확산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집권한 직후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했던 AI 기술 확산 제한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 26일로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중국에서 170억 달러(약 23조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약 13%를 차지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