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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방장관 샹그릴라 대화 불참…美에 아시아 주도권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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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방장관 샹그릴라 대화 불참…美에 아시아 주도권 양보

동준 국방장관 대신 인민해방군 국방대학 대표단만 파견
헤그세스 美 장관 연설 반박 기회 놓치며 외교적 영향력 축소
중국의 후강펑(胡慟常)이 동준(東軍) 국방부 장관 불참 가운데 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안보 정상회의에서 인민해방군 국방대학교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후강펑(胡慟常)이 동준(東軍) 국방부 장관 불참 가운데 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안보 정상회의에서 인민해방군 국방대학교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례 샹그릴라 대화 안보정상회의에 국방장관 대신 하위급 대표단만 파견하면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은 동준 국방장관을 보내지 않고 인민해방군 국방대학교의 후강펑 소장이 이끄는 대표단만 파견했다.

이로 인해 중국군 고위 관계자를 위해 마련된 1일 아침 연설 시간이 공석으로 남았으며, 프로그램이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시작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같은 황금시간대를 활용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참여 의지를 강력히 어필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충자이안 정치학 부교수는 "중국의 입지를 밀어붙이려는 노력이 그만큼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며 "동준 국방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없으면 고위 정책입안자들과의 연결이 적어진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헤그세스 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포럼 기간 중 지역 전역의 제복을 입은 고위 대표단과 외교관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반면 동준 장관의 불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장관과 첫 직접 회담 기회는 무산됐다. 동준 장관은 지난해 이 포럼에서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국 국방장관과 만난 바 있다.

중국의 소극적 참석에 대해 후강펑 소장은 지난달 31일 "중국은 수년간 다른 수준에서 대표단을 파견해왔다"며 "이는 완전히 정상적인 업무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의 국방정책이나 아이디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설명이나 상호신뢰 증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관측통들은 동준 장관이 이식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지난해 보도를 지적했다. 중국은 이러한 보도를 "근거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동준 장관의 전임자들이 베이징의 확대되는 부패 수사망에 걸려든 바 있어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방장관은 코로나19로 회의가 취소된 2020~2021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포럼에 참석해왔다. 충 교수는 중국이 자국의 샹산 안보포럼 같은 "더 편안하고 관리되는 플랫폼"을 선호할 수 있다며, 과거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이 어려운 질문에 답하는 것을 불편해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정상회의 외에도 일본·호주·태국·싱가포르·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고위급 회담을 확보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0일 아세안 국가 대표들과의 회의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역량 있고 통합된 아세안을 위해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31일 중국을 "아시아 패권국" 야망을 품고 있다고 비난하자, 중국 대사관과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싱가포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헤그세스의 연설이 "도발과 선동에 휩싸여 있다"며 "미국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가장 큰 문제아"라고 맞받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