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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우려로 구리 가격 급등…미국 재고 급증이 공급 부족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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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우려로 구리 가격 급등…미국 재고 급증이 공급 부족 촉발

런던금속거래소 3개월물 연초 대비 10% 상승한 톤당 9,645달러
전 세계 창고 재고량 13개월 만에 최저…백워데이션 현상으로 공급 부족 심화
칠레 북부에 있는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인 BHP Billiton의 Escondida에서 구리 음극 시트가 사진에 찍혀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칠레 북부에 있는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인 BHP Billiton의 Escondida에서 구리 음극 시트가 사진에 찍혀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속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트레이더들이 관세 부과 전 구리를 확보하려고 미국으로 물량을 대거 보내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촉발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됐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3개월물 구리 선물은 지난 13일 메트릭톤당 9,645달러에 거래됐다. 연초 대비 10% 상승한 이 가격은 알루미늄 및 니켈과 같은 다른 비철금속의 평평한 추세에 비해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구리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구리에 대한 추가 관세는 아직 부과되지 않았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6월 4일 25%에서 50%로 인상됐다.

골드만삭스는 6월 2일자 보고서에서 다른 금속에 대한 관세 인상이 구리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상무부에 구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으며,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구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인상 발표 다음 날인 6월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구리 선물은 한때 6% 상승했다. 국제 구리 벤치마크인 LME 3개월물 선물과의 가격 차이는 현재 톤당 약 1,000달러에 달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구리 소비국이다. 비철금속 거래자들은 미국 시장으로 관심을 옮겨 한국, 대만, 싱가포르에서 값싼 구리괴를 운송하고 이를 판매해 가격 차이로 이익을 얻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구리 재고량은 올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구리가 미국에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LME는 거래 시 배송을 위해 구리를 보관하기 위해 전 세계에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재 한국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6개 국가 및 지역에 걸쳐 8개 창고의 재고량은 약 114,000톤에 달한다.

이는 약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25년 초 이후 약 60% 감소했다. 남은 재고 중 약 60%는 이미 선적 예정 상태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리는 전선 및 인발 구리 제품 생산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 필수적이다.

노무라증권의 유키 다카시마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소비국인 중국 경제의 미래는 불확실하며,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구리 수요가 더 둔화되면 관련 기업의 실적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물 시장은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물리적 공급 부족을 시사한다. 선물은 향후 배송될 때까지 실물 상품을 창고에 보관하는 데 드는 수수료를 포함한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선물 가격이 더 높다.

LME의 현물 선물과 3개월물 선물 간의 종가 기준 가격 스프레드는 6월 초 잠시 96달러에 도달했는데, 이는 거의 3년 만에 최고치다.

재고 부족 현상은 구리 관세 부과 여부가 명확해질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arket Risk Advisory의 파트너인 나오히로 니무라는 "투기꾼들은 재고 부족으로 인해 숏 스퀴즈의 위험도 우려되기 때문에 숏 포지션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방 압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이 10,000달러 범위에서 계속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