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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35년까지 30배 폭증...트럼프, 대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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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35년까지 30배 폭증...트럼프, 대비 본격화

중국과 AI 패권 경쟁 본격화로 2024~2029년 미국 전체 전력수요 5배 증가 전망
AI 인프라 확충 위해 대규모 행정명령 추진, 전력망 연결 쉽게 하고 연방 땅까지 제공,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상징하는 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확대보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상징하는 AI 데이터센터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디자이너 생성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AI 산업 성장을 돕기 위해 대규모 행정명령(Executive Order)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지난달 27(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이번 행정명령은 AI 산업 확장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확대를 핵심 목표로 한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앞서기 위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가 처리하는 방대한 데이터 때문에 전력 수요가 각국 전력망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전력 부문 컨설팅사 그리드 스트래티지스(Grid Strategies)2024년부터 2029년까지 미국의 전력 수요가 2022년 예측치의 5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딜로이트(Deloitte)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4년 기준 4기가와트(GW)에서 123기가와트(GW)30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전력 공급과 부지 공급 정책 추진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전 프로젝트가 전력망(그리드)에 더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이다. 현재 신규 발전소나 전력 인프라를 짓는 데는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규제 때문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기존 전력망도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져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행정부는 연결 대기자 명단에서 준비가 더 잘된 프로젝트를 우선 처리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다.

둘째,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한 연방부지 제공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넓은 공간과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지방 정부의 구역 규제나 지역 주민 반대 같은 문제 때문에 입지 선정이 어렵다. 이에 행정부는 국방부나 내무부가 관리하는 연방부지를 AI 인프라 개발업자에게 내주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셋째,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이다. 기존에는 주마다 별도의 수질오염방지법(Clean Water Act)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행정부는 전국적으로 통일된 허가 제도를 도입해 절차를 단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AI 산업 성장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백악관에서 오픈AI(OpenAI), 소프트뱅크(SoftBank), 오라클(Oracle) 등 글로벌 기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과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는 AI 인프라 확충과 함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석유·가스 시추, 석탄 및 핵심 광물 채굴, 신규 가스·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에너지 생산 전반에 걸친 규제 장벽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는 AI 산업 성장에 꼭 필요한 안정적이고 많은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행정부는 723'AI 실행 계획'을 공개하고, 같은 날을 'AI 행동의 날'로 지정해 대중의 관심을 끌 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견이 반영될 예정이다. AI 인프라 확충과 관련된 전략적 우선순위, 규제 개혁, 민관 협력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움직임이 AI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공급 체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Amazon)은 펜실베이니아에 200억 달러(27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는 등 민간 부문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3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전력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혁이 미국의 AI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15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리는 AI 및 에너지 관련 행사에서도 이번 정책의 의미를 강조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AI 인프라와 에너지 공급 확대에 전방위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행정부는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미국을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