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기뢰 등 5000~6000발 보유...미 5함대 소해함 4척 보유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각)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이 선박에 기뢰를 적재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워싱턴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스라엘의 이란 내 시설 공습에 대한 테헤란의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미국 관리들은 익명을 전제로, 이스라엘이 지난달 13일 이란에 대한 첫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직후 미국의 정보기관이 이 같은 이란의 기뢰 준비 상황을 포착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정보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다.
EM-52는 중국 해군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해저에 있다가 선박이 지나가면 로켓 추진으로 초속 50m 속도로 부상하는 기뢰다. 해저 110m에 매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의 기뢰 매설에 대비해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는 미 5함대는 대개 5척의 소해함을 유지했지만 기뢰전 능력을 갖춘 연안전투함(LCS)로 대체되고 있다. 이들 기뢰전함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전에 이란의 5함대 사령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바레인에서 일시 물러나야 했다.
그럼에도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고조된 중동 긴장을 더욱 격화시키고 세계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전 세계 석유·가스 운송량의 약 5분의 1인 약 2000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은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세계 원유 가격은 10% 이상 하락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이번 갈등이 석유 거래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2일 미국이 테헤란의 핵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란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한 직후,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 프레스TV는 해당 결정이 구속력이 없으며, 해협 봉쇄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C)의 권한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수년간 해협 봉쇄 위협을 가해왔으나,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이란 공습 당시 이란이 언제 정확히 기뢰를 적재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만약 기뢰가 배치되었다면 주요 항로를 통한 선박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적재된 기뢰가 현재 제거되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이란 선박에 기뢰가 적재됐다는 사실을 어떻게 파악했는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정보는 위성 이미지, 비밀 정보원 또는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해 수집한다.
이란의 기뢰 준비 상황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은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의 '미드나잇 해머' 작전의 훌륭한 실행, 후티 반군에 대한 성공적인 작전, 그리고 최대 압박 작전 덕분에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개방돼 있고, 항해의 자유가 회복되었으며, 이란은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답했다.
미국 국방부와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