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수출품에 15% 관세 적용...영국 10% 관세 적용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전망

이번 합의에 따라 EU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는 15%의 관세가 적용되는 반면, 영국은 앞서 미국과 10%의 관세율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대미 관세율로 인해 영국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EU 기업들이 영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장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인베스테크(Investec)의 필립 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론적으로 영국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에 부과되는 새로운 15% 관세는 미국 내에서 영국산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졌다는 의미”라며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EU산보다 영국산 제품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트먼은 “영국의 낮은 대미 관세율은 EU 기업에 영국 내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장하는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마진율이 낮은 EU 제조업체들이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영국으로의 이전을 매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트먼은 또한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제조 역량에 여유가 생긴 점도 이러한 생산기지 이전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협상의 간접적인 최대 수혜자는 영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베스테크의 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U가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협했던 30%가 아닌, 15%의 낮은 관세율로 합의에 도달한 점도 영국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EU는 30%에 달하는 고율 관세 체계와 이에 따른 무역 보복 조치의 악순환에서 벗어났다”면서 “이는 영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EU가 경기 침체를 피함으로써, 영국의 대(對)EU 수출 감소를 막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국의 실질적인 수혜가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덴톤스(Dentons)의 베스 맥콜 국제 무역 변호사는 CNBC에 “미국이 EU산 대부분의 상품에 30% 관세를 실제로 부과했다면, 10% 관세를 적용받는 영국 상품의 경쟁력이 훨씬 두드러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맥콜은 그렇지만 5%포인트의 관세 차이도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고 미국 수입업자들이 낮은 관세 국가를 찾기 시작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한 무역 합의의 세부 내용이 여전히 조율 중이기 때문에, 관세의 정확한 영향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며, 일부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콜은 “관세율이 10%든 15%든, 영국과 EU 기업들은 3개월 전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양측 모두 더 어려운 무역 환경을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