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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민관 협상 총력전] 이재용 미국 추가 투자와 AI반도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접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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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민관 협상 총력전] 이재용 미국 추가 투자와 AI반도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접촉 주목

삼성전자, 테슬라로부터 물량 확보…추가 수주 유력한 만큼 파운드리 확대 필요성
美, 반도체 관세로 시설 건설 촉구…부족한 파운드리도 삼성전자 추가 투자에 긍정적
상황 달라진 만큼 빅테크 고객사들 만나 TSMC 고객사 '마음 돌리기' 노릴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에 추가 투자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설을 건설 중인 만큼 이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 대한 추가 투자를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근 테슬라로부터 대형 수주에 성공한 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들과의 만남도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이 회장과 화상통화를 통해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일하는 것은 영광”이라며 28일에는 삼성전자와의 계약 금액 165억 달러에 대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간 협력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내 파운드리 시설 확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원하는 바도 반도체 시설 투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반도체 품목 관세에 대해 “2주 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촉구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테일러 팹(Fab) 등 추가 반도체 시설 건설을 발표할 경우 한·미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추가 반도체 패키징 시설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3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시설을 건설 중이다. 당초 삼성전자가 테일러 팹에 4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를 원상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파운드리가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도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TSMC 애리조나 공장은 현재 미국 전체 칩 수요의 7%까지밖에 생산할 수 없다"면서 미국 내 파운드리 확대 필요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확대에 나설 경우 미국 내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공시한 22조 원 규모의 제품 생산을 책임질 것으로 유력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지난 28일 공시한 22조 원 규모의 제품 생산을 책임질 것으로 유력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투자에 참여하는 등 반도체 부문 경쟁력 강화를 계속 추진 중인 만큼 미국 내 기업들과의 만남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회동한 바 있는 메타·아마존·퀄컴 등이 주요 후보 기업들이다. 모두 TSMC의 고객사로 테슬라 수주로 상황이 달라진 만큼 삼성전자로의 생산 이전 가능성도 노려볼 수 있다.

이외에 이 회장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위치한 가전 공장 증설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가전제품은 현재 멕시코 등에서 생산 중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파운드리 부족으로 생산시설 확대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투자 확대에 나설 경우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