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BofA 설문 "엔화, 2026년 최고 수익 통화 전망…‘과도한 저평가’에 베팅”

글로벌이코노믹

BofA 설문 "엔화, 2026년 최고 수익 통화 전망…‘과도한 저평가’에 베팅”

금·달러가 뒤이어 선호도 높아
일본은행 통화 박물관에 전시된 신형 1만 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 통화 박물관에 전시된 신형 1만 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들은 내년에 엔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엔화는 달러 대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격동의 한 해를 보냈지만, 내년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ofA가 약 170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내년에 엔화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과 미국 달러화를 꼽은 응답자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영국 파운드를 선택한 비율은 3%에 그쳤다.

매체는 올해 엔화가 G10(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상승률이 1%에 그치는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에서의 엔화 선호도는 더 두드러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금값은 내년에도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와 지정학적 우려 및 교역 리스크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금으로 쏠리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엔화 저평가...일본 당국 개입에 촉각


일본은행(BOJ)의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이 불투명했던 점이 엔화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주요 요인이다. 지난달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한 점도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다카이치 내각은 현재 예상보다 큰 규모의 재정지출 패키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내년도 엔화를 주요 투자 대상 통화로 꼽은 것은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BofA 설문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에 대해서는 1년 넘게 4%의 ‘비중 축소’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이달 발표가 예상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와 엔화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경우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오드리 차일드-프리먼과 스티븐 츄 전략가는 “최근 되살아난 엔화 대비 달러 강세 흐름은 미국 재무부가 11월로 예상되는 거시·환율 보고서를 발표할 경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해당 보고서는 일본의 환율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졸레 외환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투기 세력은 여전히 엔화에 대해 달러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영향력이 점점 약화되는 일본 재무성의 구두 경고가 어디까지 용인될지 시험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사실상 방어선으로 삼은 환율 수준은 160엔 부근일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달러/엔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달러/엔 환율이 시장에서 주목하는 160엔 선을 돌파하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BofA의 월간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총 475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172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