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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국채시장 ‘요동’...이시바 사임에 재정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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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국채시장 ‘요동’...이시바 사임에 재정 우려 고조

30년물 국채 금리 사상 최고치 재도달...글로벌 시장 파급 우려
7일 일본 도쿄의 사임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안경을 만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7일 일본 도쿄의 사임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안경을 만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장기 국채(JGB) 금리가 8일(현지시각) 급등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자 향후 재정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3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6bp(0.06%포인트) 상승해 지난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다시 도달했다. 반면 5년물 국채와의 금리 격차는 주요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이전보다 자유롭게 정부 지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전격 사임을 발표했고, 이번 결정으로 일본 국채 시장은 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일본 국채는 주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높은 변동성을 유발하며 유럽과 미국 채권 금리에도 파급 효과를 미쳐왔다.

바클레이즈 증권 일본법인의 가도타 신이치로 외환·금리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자민당과 공명당이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만큼, 재정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과와 무관하게 수익률 곡선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문제는 그 정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3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3.285%까지 상승했고, 20년물은 3.5bp 오른 2.670%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10월 초로 예상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주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력 후보로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장관(재정 부양책 지지)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지난 선거에서 최종 3인에 올랐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거론되고 있다.

인플레·재정 부담 우려로 압박 지속


일본 장기국채는 미국·영국·유럽의 장기채와 함께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 정부 부채 부담, 그리고 시장의 국채 소화 능력에 대한 회의론 속에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단기물 금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본은행(BOJ)의 정책 전망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하락세다.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시장에서는 10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난주 50% 이상에서 현재 21%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일본 장기채 금리가 다시 급등할 경우, 일본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자산 보유국 중 하나인 만큼, 해외 자금의 본국송환(리패트리에이션)으로 이어져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5년물 국채 입찰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BOJ의 차기 금리 인상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수요 신호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어질 20년물과 40년물 입찰도 변수다.

블룸버그는 일본 재무성이 초장기물 발행 규모를 축소한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다케시 카나마루 외환·금리 전략 책임자는 “차기 내각에서 재정 부양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 추가 완화가 예상된다”면서 “수급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요인이 나타나지 않는 한 장기물 금리에서 대규모 랠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