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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계 재가동한 태광…잃어버린 10년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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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계 재가동한 태광…잃어버린 10년 되찾을까

애경산업·코트야드 호텔 인수하며 투자 본격화
전선 케이블·송배전 등 에너지 관련 사업도 추진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가 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굿모닝시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태광산업이미지 확대보기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가 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굿모닝시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태광산업
10년 넘게 멈춰 있던 태광의 투자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태광산업이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길어지자 인수합병(M&A)을 통해 화장품·부동산 등 신사업으로의 진출에 시동을 걸면서다. 다만 잦은 인력 교체 등 경영 불안 요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화장품·부동산개발·에너지 등을 신사업으로 잡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7월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의 업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 구조 재편 없이는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며 조(兆) 단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와 내년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구체화한 투자는 화장품과 부동산개발 분야다. 회사는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이를 계기로 뷰티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는 지난달 29일 주주 서한에서 "애경산업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K-뷰티 진출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또 회사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을 품어 부동산 개발업에도 진출한다. 회사는 부동산 개발업을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관련 사업도 추진한다. 아직 어느 기업을 인수할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전선 케이블 소재, 송배전 설비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한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이호진 전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멈췄던 태광의 M&A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태광그룹을 계열사 50개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 2009년 케이블TV 업체 큐릭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뒤 태광그룹의 M&A는 중단됐고, 재계 순위도 36위에서 올해 59위까지 떨어졌다.

다만 잦은 인력 교체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일 열린 태광산업 임시주총에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병행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정인철 부사장 등 외부 인력이 수혈된 것에 대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태광산업 자체가 워낙 인력 턴오버(이직률)가 많은 회사여서 이들이 빨리 떠나는 일만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