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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美 에너지부, 10억 달러 슈퍼컴 공동 구축…'AI 패권'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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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美 에너지부, 10억 달러 슈퍼컴 공동 구축…'AI 패권' 정조준

오크리지 연구소, '럭스'·'디스커버리'로 AI 전략 연구 가속
트럼프 행정부 'AI 실행 계획' 일환…HPE·오라클도 참여
미국 AMD와 에너지부가 10억 달러를 투입, 'AI 패권' 확보를 목표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차세대 슈퍼컴퓨터 '럭스'와 '디스커버리'를 공동 구축한다. 트럼프 행정부 'AI 실행 계획'의 일환인 이 프로젝트에는 HPE와 오라클도 참여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AMD와 에너지부가 10억 달러를 투입, 'AI 패권' 확보를 목표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차세대 슈퍼컴퓨터 '럭스'와 '디스커버리'를 공동 구축한다. 트럼프 행정부 'AI 실행 계획'의 일환인 이 프로젝트에는 HPE와 오라클도 참여한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에 핵심 반도체 기업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핵심 파트너로 합류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MD는 27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DOE)와 협력해 총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2대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에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럭스(Lux)'와 '디스커버리(Discovery)'라는 이름의 이 슈퍼컴퓨터들은 AMD의 최신 AI 칩을 탑재, 에너지, 의학, 양자 컴퓨팅, 국가 안보 등 국가 전략 분야의 연구를 주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공공 및 민간 투자가 결합한 대형 사업이다. AMD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자사 외에도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racle Cloud Infrastructure) 부문이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연구소의 신규 슈퍼컴퓨터 개발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정부, 학계, 산업계가 하나로 뭉친 미국 혁신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그 뜻을 강조했다.

핵융합·신약 개발…국가 전략 연구의 '두뇌'로


신규 슈퍼컴퓨터의 활용 분야는 국가 안보 및 미래 산업과 직결한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스티븐 스트라이퍼 소장은 "슈퍼컴퓨터의 용도 중 하나는 원자로 모델링이 될 것"이라며, "AI가 곧 원자력 인허가 절차의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밝혔다. AI를 활용한 라이선스 및 승인 프로세스 자동화는 이번 슈퍼컴퓨터가 맡을 국방·안보 연구의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

연구소 측은 이 외에도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한 핵융합 에너지 개발, 차세대 양자 컴퓨팅 기술 연구, 핵무기 관리 등 국가 안보 연구를 비롯해, 질병이 인체 내 생물학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는 첨단 의학 연구(신약 및 항암치료법 개발 포함)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AI 실행 계획(AI Action Plan)'에 담긴 연방 정부 지원 연구 비전의 일부를 이행하는 것이다. 수 CEO는 "AI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이 오크리지 프로젝트의 촉매제가 되었다"고 언급, 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프로젝트의 배경이라고 시사했다.

수 CEO는 또한 럭스와 디스커버리가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플랫폼 중 두 곳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6년 '럭스'·2029년 '디스커버리' 본격 가동


특히 '럭스'는 미국 최초의 'AI 팩토리' 슈퍼컴퓨터로 기능하며, 기존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El Capitan) 대비 3배 이상 강력한 AI 성능을 목표로 한다. 또한 미국 전역의 연구기관, 산업계, 학계가 AI 모델 훈련과 테스트, 데이터 공유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를 제공해, 대규모 융합 기술 및 빅데이터·모델 중심의 연구를 가속할 전망이다.

수 CEO는 슈퍼컴퓨터에 대해 "이는 실로 과학적 발견, 개방형 협력,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형성할 기술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을 향한 헌신이자 약속"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발표에 동석한 에너지부의 크리스 라이트 장관 역시 AI 분야에서 상업 벤처 기업들과의 협력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트 장관은 "우리는 민간 부문 파트너들이 움직일 수 있는 속도에 발맞춘 '상업적 속도'로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 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유사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도입 일정으로, '럭스'는 AMD의 인스팅트 MI355X AI 칩을 탑재해 2026년 초 가동에 들어간다. '디스커버리'는 그 후속작인 AMD 인스팅트 MI430X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며, 2028년 준비를 마치면 2029년 본격 운영에 들어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차세대 주력 슈퍼컴퓨터로 자리매김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