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앞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군사 작전은 지난 1989년 미국이 파나마를 침공해 마누엘 노리에가 파나마 지도자를 축출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당시 파나마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복잡한 국가여서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USA투데이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마두로에 대한 체포 사실을 발표하며 “당분간 베네수엘라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석유 기업들이 활용할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에너지 자원을 언급하며 사실상 국가 재건 구상을 시사했고 필요하다면 미군 지상 병력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파나마 노리에가 축출과의 공통점과 차이
1989년 당시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의의 대의(Operation Just Cause)’를 명분으로 2만명 이상의 미군을 투입해 파나마의 군사·기간 시설을 장악했고 곧바로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노리에가는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2017년 사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경우 파나마와 달리 사회·정치적 구조가 훨씬 복잡해 사후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윌 프리먼 미국외교협회(CFR) 중남미 담당 연구원은 “파나마는 침공 전후로 파나마 운하와 연계된 미군 병력이 이미 주둔하고 있었다”며 “베네수엘라에서는 그런 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 마두로 체포까지 이어진 갈등의 축적
마두로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후계자로 집권한 뒤 권위주의 통치를 강화했고 극심한 빈곤과 범죄, 인플레이션 속에서 국가 위기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2020년 미국 검찰에 의해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마약 범죄에서 마두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노리에가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도 있다. 마이클 시프터 조지타운대 교수는 “마두로는 개인 차원의 마약 조직 수장이라기보다 정권 차원의 구조 속에 포함된 인물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수개월간 항공모함 전개와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소형 선박에 대한 공격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왔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미 당국이 마두로의 일상 동선과 움직임을 장기간 추적한 끝에 특수부대가 그의 거처에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과거 개입의 그림자와 달라진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등에서 반복돼온 미국의 중남미 개입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1950년대 미국은 과테말라에서 토지 개혁을 추진하던 민주 정부를 전복하는 데 관여했고 그 결과 수십년간의 내전과 대규모 인권 침해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나마 침공 당시에도 파나마 군인과 민간인 최소 514명이 숨졌고 일부 현지 추산은 이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한다. 이런 전례 때문에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 역시 주권 침해 논란과 함께 지역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두아르도 가마라 플로리다국제대 교수는 “파나마 침공 당시에는 중남미 여러 나라가 권위주의에서 벗어나던 흐름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장기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전체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장기 개입 우려와 불확실한 미래
트럼프는 “안전하고 적절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미국은 베네수엘라 전역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이번 체포를 “납치”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에서는 마두로 축출이 자유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석유 자원과 범죄 조직, 불법 채굴 세력 등 파나마에는 없던 복잡한 변수가 베네수엘라에는 존재한다는 점에서 전망은 엇갈린다.
USA투데이는 “36년 전 파나마 침공이 다른 중남미 개입의 전조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와 멕시코, 쿠바를 향해 강경 발언을 이어온 점은 역내 국가들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