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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미국에 군사 개입 경고…“도울 준비 돼 있다” 트럼프 발언에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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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미국에 군사 개입 경고…“도울 준비 돼 있다” 트럼프 발언에 긴장 고조

지난 1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 화면에서 이란 라자비호라산주 마슈하드의 바킬라바드 고속도로 일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현장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영상 화면에서 이란 라자비호라산주 마슈하드의 바킬라바드 고속도로 일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현장 주변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국으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한 이란 정부와 정치권이 미국에 대해 군사 개입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 지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이란 정치권이 “오판하지 말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이란 전역에서는 약 2주째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최근 수년 사이 이슬람공화국 체제에 가해진 가장 심각한 내부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도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살해할 경우 미국이 이란 국민을 ‘구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 사망자 116명…인터넷 차단 속 강경 진압


이란 인권 감시단체인 인권활동가통신은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말 이후 사망자가 116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에는 보안 요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원은 26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란 당국이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과 통신 통제를 시행하면서 관련 수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란 당국은 시위 진압을 강화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테헤란 검찰은 무기를 사용해 공공시설이나 보안 병력을 공격한 인물에 대해 ‘신에 대한 전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 “미국 개입 시 미군·이스라엘도 표적”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11일 의회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점령지, 즉 이스라엘과 모든 미군 기지, 미군 함정이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만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미국은 이란을 다른 나라와 동일시하며 일부 인물을 부추겨 혼란과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국민은 국가와 이슬람 체제를 이전보다 더 강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경제 불만에서 체제 위기로 확산…이스라엘도 예의주시


이번 시위는 테헤란 상인들이 물가 급등에 항의하며 가게 문을 닫은 것이 계기가 됐으나 이후 체제 전반에 대한 반대 시위로 확산됐다.

이란 당국은 전국 여러 주에서 무장 세력이 공공·민간 시설과 모스크를 공격해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지난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후 가장 심각한 체제 위기로 보고 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엘리 게란마예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압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외부 압박까지 겹쳐 당국에 쉬운 해법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