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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확산 속 카르그섬 원유 재고 급감…“유사시 대비해 물량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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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확산 속 카르그섬 원유 재고 급감…“유사시 대비해 물량 이동”

지난 10일(현지시각) 이란 북동부 라자비호라산주 마슈하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가 모인 현장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일(현지시각) 이란 북동부 라자비호라산주 마슈하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가 모인 현장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의 원유 재고가 연초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원유를 위험 지역에서 미리 빼내려는 예방적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블룸버그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원유 재고를 추적하는 분석업체 케이로스의 설립자 앙투안 알프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원유 수출의 요충지인 카르그섬의 원유 재고가 1월 1일부터 4일까지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회복되기는 했지만 현재 재고는 여전히 연초 수준보다 약 22% 낮은 상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이란 전역의 전체 원유 재고는 이후 다시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알프는 “이는 지난해 6월에 관측됐던 패턴과 유사하다”며 “당시에도 카르그섬이 직접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긴장이 고조되자 재고가 단기간에 40%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가능성에 대비해 카르그섬 저장 탱크에 원유를 쌓아두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해외로 수출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 시기에는 이란 원유를 실어 나르던 유조선들도 항구 인근에서 대거 흩어졌다.

이번에도 최근 2주간 이란 내 시위가 격화되고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블룸버그가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위성인 코페르니쿠스 센티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조선들이 카르그섬을 떠난 규모는 지난해 여름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카르그섬 인근에 정박한 선박 수는 지난해 12월 29일 9척에서 올해 1월 1일과 6일에는 각각 4척으로 줄었다. 위성 촬영 여건이 양호했던 이 날짜들을 기준으로 보면 감소세는 확인되지만 지난해 긴장 국면에서 관측됐던 전면 이탈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긴장이 고조되자 카르그섬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이 사실상 모두 떠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재고 감소와 선박 이동이 즉각적인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원유 수출과 재고 관리 전략을 다시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