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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차도 미국서 만들라"…100% 관세 유지 속 현지 공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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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차도 미국서 만들라"…100% 관세 유지 속 현지 공장 요구

BYD 전기차 226만대로 테슬라 추월…6년새 미국 신차값 31% 폭등
현대차·기아 4조 원 관세 타격…내년 15% 인하땐 4조 원 이익 증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마린 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마린 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찾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들어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산 수입차에 부과하는 100%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공장을 짓고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포브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포드 리버루지 공장을 둘러보며 자동차 업계 경영진들에게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 BYD, 테슬라 누르고 전기차 판매 1위 등극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비야디(BYD)가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2025년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BYD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 226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7.9% 성장했다. 반면 테슬라는 164만대 판매에 그쳐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BYD가 생산량뿐 아니라 실제 판매량에서도 테슬라를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BYD의 약진은 수직계열화한 배터리 공급망과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광동성 신에너지차산업협회 저우파타오 사무총장은 "부품 자체 조달 능력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시장별로 세분화한 판매 전략이 판매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BYD2025년 해외 판매 105만대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150.7%라는 압도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유럽과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지난해 1월 진출해 11개월간 4955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세 압박에도 미국 내 생산 늘리는 한국 기업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26일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4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5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 관세가 적용됐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한 25% 관세로 인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해 3분기까지 관세 비용은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9.4%에서 7.5%1.9%포인트 떨어졌다. 기아 역시 2분기 매출은 6.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다만 한미 양국이 지난해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15% 관세 적용에 합의하면서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관세가 15%로 인하되면 현대차의 2026년 영업이익은 24000억 원, 기아는 1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4월 미국의 25% 관세 부과 이후에도 가격 인상 대신 관세 비용을 내부에서 흡수한 전략은 매우 바람직하다""차값 상승을 억제해 판매량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치솟는 미국 자동차 가격, 소비자 부담 가중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자동차 정보업체 Cars.com에 따르면 신차 평균 가격은 201937824달러(5590만 원)에서 202549368달러(7290만 원)30.5% 올랐다. 6년 만에 11544달러(1700만 원)가 뛴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관세와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고용 시장 위축으로 더 많은 미국인이 자동차 구매를 재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로버트 펠티에는 "사람들이 '내가 이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나'라고 묻는다"며 더 많은 고객이 소형 쉐보레 트랙스 같은 저렴한 차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앤더슨 경제 그룹은 자동차 관세 25%가 적용되면 미국 시장에서 소형과 중형 자동차 가격은 2500~4500달러(360~665만 원), 럭셔리 자동차는 2만 달러(2950만 원)까지 오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생산' 강조는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절반만 미국에서 조립되고, 나머지 절반은 주로 일본과 한국, 멕시코, 유럽, 캐나다에서 수입된다.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조차 상당수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Cars.com이 발표한 2025년 미국산 지수에서는 테슬라 모델 S, 3, X, Y가 상위 4위를 차지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여러 모델이 목록에 올랐고, 미국에서 조립하는 기아, 현대, 혼다, 도요타 차량도 포함됐다.

BofA증권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체들은 멕시코 같은 곳에서 저가 모델을 생산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비용 부품을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에서 조립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동차 가격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떤 방안도 해외에서 저비용 부품과 자동차를 수입하는 방식을 포함하진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