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 등 5개사 올해 7000억 달러 쏟아부어… 전년비 2배 ‘역대급’
건설 인력 ‘블랙홀’ 된 데이터센터, 전기기술자 부족에 병원·아파트 공사 멈춤
“아이폰·PC 값 5% 이상 뛴다”… 메모리 반도체 기근에 소비자 지갑 ‘직격탄’
건설 인력 ‘블랙홀’ 된 데이터센터, 전기기술자 부족에 병원·아파트 공사 멈춤
“아이폰·PC 값 5% 이상 뛴다”… 메모리 반도체 기근에 소비자 지갑 ‘직격탄’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오라클 등 5개 거대 기술 기업의 올해 AI 관련 투자 지출액이 7000억 달러(약 1025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로, 미국 연간 국방 예산의 4분의 3에 육박한다. 문제는 이러한 천문학적 자금이 전기기술자 등 숙련 인력과 반도체 물량을 독점하면서, 다른 산업 현장의 공사를 멈추게 하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가 삼킨 숙련공… 시민 생활 인프라 건설 ‘올스톱’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숙련 노동자와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했다. 미국 건설산업단체인 건설사 및 협력사 연합(ABC)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까지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 급증했다. 반면 사무실이나 공장 등 다른 상업용 부동산 건설은 성장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아니르반 바수 A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센터는 건설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 다른 프로젝트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해 10월 백악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향후 건설할 데이터센터에 미국 숙련 기능 인력(전기 및 기계 기술자)의 20%를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ABC는 내년 미국 건설업계의 부족 인력이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아파트나 병원 등 시민 생활에 꼭 필요한 건축 사업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중단되는 처지에 놓였다.
“아이폰 값 5% 이상 뛴다”… 반도체 공급망 왜곡 심화
소비자의 지갑도 위협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반 가전용 반도체 수급까지 꼬인 탓이다. 애플은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아이폰과 맥(Mac) 제조에 필수인 특정 반도체 2종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분석가는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가격이 5%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열풍이 지속된다면 고가 정책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으며,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중소 제조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Nvidia)의 연간 매출보다 3배나 많은 6500억 달러(약 952조 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매년 발생해야 AI 투자의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는 JP모건의 분석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스타트업 생태계 붕괴"… 자금 쏠림에 기술 다양성 훼손
자본의 편중 현상은 기술 혁신의 요람인 스타트업 생태계마저 흔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투자금의 3분의 1이 상위 1%의 유력 기업에 집중됐다. 반면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최근 1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베타의 로이 바핫 대표는 "스타트업의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며 "AI라는 화려한 이름표가 없는 유망 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며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대럴 웨스트 선임 연구원은 "경제의 상당 부분은 AI와 무관하게 돌아간다"며 "자원과 관심이 AI에만 쏠리면서 다른 산업의 역동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