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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월 신규 일자리 13만개 중 대부분이 의료…“노동시장 엔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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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월 신규 일자리 13만개 중 대부분이 의료…“노동시장 엔진 바뀌었다”

지난 2018년 5월 2일(현지시각) 미국 아칸소주 웨스트멤피스의 이스트아칸소 패밀리 헬스에서 의료진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5월 2일(현지시각) 미국 아칸소주 웨스트멤피스의 이스트아칸소 패밀리 헬스에서 의료진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노동시장에서 의료 분야가 사실상 유일한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기준 신규 일자리 13만개 가운데 거의 전부가 의료 또는 의료 관련 분야에서 창출되면서 소매·정보기술·금융 등 다른 부문의 고용 둔화가 뚜렷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1월 미국 경제가 추가한 일자리 13만개 중 대부분이 병원, 요양시설, 방문 간호 등 의료 분야에서 나왔다. 건설과 제조업도 일부 고용을 늘렸지만 정부, 금융, 정보, 운송·창고업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의 경제연구 책임자인 로라 울리치는 “의료가 경제의 다른 대부분 분야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 이민 인력 비중 높은 의료·건설…공급 제약 우려


의료 산업은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장기간 고용을 확대해왔다. 특히 이민 노동자 비중이 높다.

인구 데이터베이스 IPUMS가 집계한 미국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국 출생자는 미국 전체 인구의 15% 미만이지만 가정 방문 요양보호사의 39%, 의사의 28%, 치과의사의 24%를 차지했다.

건설업 역시 이민 노동자 의존도가 높다.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의 약 25%가 외국 출생자이며 일부 직종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에 이른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평소처럼 노동력에 접근하기 어려워졌다”며 인력 부족이 건설 비용을 끌어올리고 주택 공급 확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간호사 시간당 70달러…보너스 경쟁 치열


의료 분야에서는 인력 확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휴스턴 기반 의료 채용업체 굿윈 리크루팅의 사리 길렌은 “병원들이 서로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를 확보하려 한다”며 “5자리 숫자의 계약 보너스와 넉넉한 유급휴가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응급실 기술자 사바나 그랜트(28)는 최근 간호학 학위를 마쳤다. 그는 “간호사는 시간당 70달러(약 10만2480원) 이상을 벌 수 있다”며 학자금 대출 10만 달러(약 1억4640만 원)를 갚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애팔래치아 지역 농촌 의료 시스템인 밸러드 헬스는 현재 간호사 500명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앨런 레빈 최고경영자(CEO)는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접어들며 메디케어 대상자가 늘어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엄청난 인력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의료 의존 구조, 위험과 안정성 공존”


국제경제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드 콜코 선임연구원은 “의료 일자리는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고 경기 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제조업처럼 변동성이 큰 산업이 주도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시간대 경제학과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다른 경제 부문이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분석기관 버닝글래스연구소의 가이 버거 선임연구원은 “노년층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는 구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이후 외식·여행 수요 급증과 저금리 환경에 힘입어 정보기술과 금융 등 분야가 빠르게 고용을 늘렸지만 최근에는 그 수요가 대부분 사라졌다. 1월까지 1년간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금융, 소매, 정보 부문 고용은 감소했고 연방정부 고용도 크게 줄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