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의 한계를 넘어 ‘지능형 권력’으로... 엔비디아 루빈 독점 체제 흔드는 하이닉스의 침묵
“단순 하청은 거부한다”... 국가의 뇌를 장악하려는 SK하이닉스의 지능형 인프라 독립 선언
“단순 하청은 거부한다”... 국가의 뇌를 장악하려는 SK하이닉스의 지능형 인프라 독립 선언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 글로벌 업계 동향과 관련 전문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2월 12일 HBM4 세계 최초 양산을 공식 발표하며 시장을 선점한 이후, 업계의 시선은 2월 24일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에 쏠려 있다. 당초 삼성과 함께 2월 양산을 공언했던 하이닉스는 양산 발표 시점의 선후를 다투기보다, 연산과 메모리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 플랫폼에서 대체 불가능한 수율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메모리 벽을 허무는 16단 적층과 6세대 HBM4의 완성도 전쟁
삼성전자가 2월 중순 양산의 문을 먼저 열었으나, 하이닉스는 칩을 아파트 16층 높이로 쌓아 올리는 적층의 안정성과 열 제어 완성도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2월 28일 이내 본격적인 제품 출하와 발표를 목표로 배수진을 친 하이닉스의 HBM4는 칩 사이에 수천 개의 미세 구멍인 TSV를 뚫어 데이터를 수직으로 실어 나르며, 독자적인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통해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 사투 중이다. 하이닉스는 실제 시장 공급량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삼성의 선공에 응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저장만 하던 시대의 종말과 스스로 생각하는 메모리 핌의 등장
로직의 기능을 흡수하는 스트림DQ와 가속기 카드 AiMX의 독립 선언
최근 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단순한 메모리 파트너를 넘어 독자적인 연산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연산 장치가 담당하던 데이터 변환 기능을 HBM의 가장 아래층인 베이스 다이에서 직접 수행하는 스트림DQ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GPU 없이도 인공지능을 돌릴 수 있는 자체 가속기 카드인 AiMX를 통해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부품 공급자를 넘어 인공지능 연산의 중심에 서겠다는 목표를 구체화하는 수단이다.
고객 맞춤형 커스텀 HBM과 파운드리 경계 파괴의 혁명
과거에는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팔았지만, 이제는 고객이 설계한 대로 만들어주는 시대다. 하이닉스는 파운드리 거인들과 손을 잡고 칩의 하단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커스텀 HBM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거대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신들만의 소버린 AI를 구축할 때 하이닉스를 대체 불가능한 설계 파트너로 각인시키는 전략이다. 칩과 칩 사이의 간격을 머리카락 굵기보다 좁게 만드는 패키징 기술을 통해 하이닉스는 시스템 솔루션 제공자라는 목표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수율 전쟁의 마지노선과 인지 능력을 넘는 지능형 팹의 도전
삼성의 선제적인 양산 발표 이후 하이닉스가 목표 실현을 위해 마주한 마지막 관문은 2월이 다 가기 전 압도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다. 초고적층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오차를 잡기 위해 하이닉스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공정 오류를 잡아내는 지능형 팹(Intelligent Fab)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수율 복구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입증하려는 이 사투는 하이닉스가 꿈꾸는 기술 패권국으로의 도약을 확정 짓는 최종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